김병현, ‘창피해서 스폰서 거절했어요’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8.26 14: 32

"창피해서 안받겠다고 했어요".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재기의 나래를 펴고 있는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6)은 올 시즌 용품 후원사가 없다. 김병현은 웬만한 빅리거들이라면 줄줄이 따라붙는 각종 업체들이 제공한 용품 대신 한국에 있는 후배가 쓰던 글러브, 지난 시즌에 사용하다 남은 스파이크 등을 올 시즌 이용하고 있다. 글러브는 '유광일(劉光日)'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것을 들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유광일 씨는 김병현의 대학 후배로 절친한 사이다. 대부분의 동료들이나 빅리거들이 미국 유명스포츠 용품사 제품을 애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독특하기 이를 데 없다. 또 한국인 빅리거들이 국내 업체의 후원을 받고 용품을 사용하는 것과도 비교된다. 스파이크와 러닝화도 후원사가 없다. 지난해까지 후원했던 업체에서 제공했던 것 중 남은 것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김병현이 이처럼 유명스포츠 용품 업체들의 제품을 마다한 사연은 김병현의 자존심과 상대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고 얼마 전 기자와 만났을 때 '특이한' 글러브를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병현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트레이드되기 전인 올 스프링캠프 때 용품업체들의 후원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구위가 되살아나지 않아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김병현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김병현은 "야구도 제대로 못하는데 업체들의 용품을 선전한다는 게 미안했다. 그래서 나중에 보자고 했다"며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병현은 "그래도 글러브를 내게 준 후배는 좋아하고 있다. 내가 등판해서 TV에 비치면 '내 이름이 쓰여진 글러브'라며 주위에 자랑한다더라"며 빙그레 웃었다. '내가 다시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을까'라는 회의에 빠져 있던 스프링캠프 때와 지금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구위가 살아나 안정된 선발 투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김병현에게 용품업체들의 후원 제의가 다시 들어오지 않을까. 이제는 김병현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이용하며 홍보 전선에 나설 만도 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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