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란-클레멘트, '충격' 받고 되살아난 사나이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8.26 16: 04

녹색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때론 논리로 설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마터면 선수 생명을 위협받을 뻔한 끔찍한 사고 후에 오히려 페이스가 살아나고 있는 카를로스 벨트란(28.뉴욕 메츠)과 맷 클레멘트(31.보스턴)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캔자스시티와 휴스턴 두 팀에서 38홈런-42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새 대명사로 떠오른 벨트란은 올해 초 7년간 1억1900만달러의 초대박을 터뜨리며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었다. 메츠가 벨트란에게 바란 건 지난해 휴스턴을 와일드카드로 끌어올린 힘있는 방망이뿐 아니라 현역 시절 통산 도루를 271개나 기록했던 윌리 랜돌프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야구의 선봉장 노릇이었다.
현재 메츠는 내셔널리그 도루 1위 호세 레예스(45개)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팀 도루 1위(126경기-124개)를 기록 중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벨트란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 45차례 도루를 시도해 단 3차례만 실패, 94%의 놀라운 성공률을 기록했던 벨트란은 올 시즌 개막 후 지난 7월까지 단 9차례 도루를 시도해 7개를 성공시키는 데 그쳤다. 타격 부진으로 베이스에 나갈 일이 적기도 했지만 나가도 꿈쩍도 안하는 모습은 메츠 팬들의 울화를 돋궜다.
그러던 벨트란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 12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외야 수비 도중 마이크 캐머런과 정면 충돌 사고를 빚고부터다. 캐머런은 올 시즌을 마감해야 했고 자신도 광대뼈 골절로 수술을 고려했을 만큼 아찔한 사고를 겪고 4게임을 결장한 뒤 복귀한 벨트란은 첫 경기부터 내리 3게임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8월에만 도루 7개(도루 실패 1)를 기록 중이다. 끔찍한 충돌 사고가 그의 잠자던 발을 깨웠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맷 클레멘트도 지난달 27일 끔찍한 일을 겪고난 뒤로 심기일전하고 있다. 클레멘트는 지난달 27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전에서 칼 크로퍼드의 라인 드라이브 타구에 머리 오른쪽을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5년 전인 지난 2000년 9월 뉴욕 양키스전에서 브라이스 플로리가 라이언 톰슨의 직선 타구에 오른쪽 눈을 정통으로 맞아 실명 일보 직전까지 간 사고를 당한 기억이 었어 또다시 아까운 투수를 잃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클레멘트는 9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오히려 사고 이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후 6연승을 질주하며 커트 실링이 빠진 마운드의 기둥으로 우뚝 섰던 클레멘트는 7월 한 달 방어율 8점대의 슬럼프를 보이며 단 1승에 그친 터였다.
클레멘트는 사고 이후 첫 등판인 지난 5일 캔자스시티전에서 5이닝 6실점의 쑥스런 투구 내용으로 승리 투수가 됐지만 10일 텍사스전(6이닝 1자책) 20일 애너하임전(7이닝 1실점) 등 이후 두차례 등판에선 깔끔하게 호투했다. 두 경기 내리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클레멘트가 사고 이후 등판한 3경기에서 보스턴은 모두 승리를 거두고 있다.
마무리로 돌았던 커트 실링이 26일 선발 복귀전에서 난조를 보였고 팀 웨이크필드, 데이빗 웰스, 브론손 아로요 등이 에이스가 되기엔 역부족이어서 클레멘트는 다가올 포스트시즌 허약한 팀 마운드를 두 어깨에 짊어져야 할지도 모른다. 벨트란도 필라델피아-플로리다-휴스턴과 피말리는 와일드카드 4각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뉴욕 메츠가 가을에도 야구를 하기 위해선 반드시 살아나야 할 존재다.
벨트란과 클레멘트가 데뷔 후 최악의 사고, 가장 끔찍했던 순간을 뒤로 하고 2005시즌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까.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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