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코치님이 '(바르가스가) 고개를 숙이면 뛰라'고 하시데요. 스타트를 끊는 순간 살았다 싶었습니다". 지난 27일 삼성전 4회 한국 프로야구 사상 19번째 홈스틸을 성공시킨 SK 박재홍(32)이 하루 뒤인 28일 진기록의 경위를 소상히 밝혔다. 이날 삼성전에 앞서 기자들에 둘러싸인 박재홍은 "3루에 가니까 최태원 코치님이 '바르가스는 주자 견제를 안할 때는 고개를 숙이고 셋업 동작을 시작한다'며 '던지는 데까지 시간을 재보니 엄청 길다. 뛰어도 산다'고 조언을 해줬다"고 밝혔다. 박재홍은 4회 선두타자로 볼넷을 골라 나간 뒤 희생번트와 내야땅볼로 2사에 3루에 안착했다. 3루 베이스를 밟자 마자 최태원 3루 주루코치의 조언이 시작됐다. 견제를 할 때는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있다가도 투구를 할 때는 고개를 살짝 숙이는 바르가스의 특이한 습관을 가르쳐준 게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타석엔 이호준이었다. 성공 확률이 희박한 홈스틸보다는 타자를 믿는 게 누가 봐도 정석. 박재홍은 "2-1로 타자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여서 기회를 보고 있는데 4구째를 던지기 직전 바르가스가 고개를 숙였다. 스타트를 끊는 순간 세이프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바르가스가 던진 공은 몸쪽 높게 들어가 포수 진갑용의 미트 윗부분을 맞고 뒤로 튀었지만 빠뜨리지 않았어도 박재홍을 잡긴 힘든 타이밍이었다. 이호준은 결국 6구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SK는 9회말 최정의 끝내기 땅볼로 4-3 한점차 승리를 거둬 박재홍과 최태원 코치의 '합작품'은 더욱 빛을 발했다. 인천=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