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릭스전 승리로 이승엽의 소속팀 롯데 마린스는 10년만에 포스트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경기에 전패하더라도 최소 3위는 확보했기 때문이다. 퍼시픽리그는 지난해부터 한국 프로야구처럼 6개 구단 가운데 상위 3팀에 한해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부여하고 있다.
롯데와 리그 선두인 소프트뱅크의 승차는 29일 현재 3.0게임이다. 만약 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2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3위팀과의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가 불가피하다. 3위 오릭스에 18.5게임이나 앞서는 롯데로선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홈에서 1,3차전을 치르는 점을 빼고는 딱히 혜택받는 부분이 없다. 따라서 롯데로선 3위팀과의 플레이오프를 넘어가야 소프트뱅크와의 리그 챔피언전, 더 나아가선 센트럴리그 우승팀과의 일본시리즈에 대한 야망을 품을 수 있다.
결국 어떤 팀이 3위가 되느냐가 롯데나 이승엽에게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당초 3위가 무난해 보였던 오릭스는 지난 주말 롯데 3연전을 전패하는 등 4연패에 빠지면서 4위 세이부에 1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반면 세이부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다.
롯데나 소프트뱅크로서는 경계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서도 정작 리그 챔피언전에서 2승 3패로 패했던 소프트뱅크(전신 다이에)의 경우는 왕정치 감독이 "세이부가 껄끄럽다"고 노골적으로 밝힐 정도다. 세이부는 마쓰자카-니시구치-호아시 등 확실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어 단기전에 강한 성향의 팀이다. 지난해 이토 오사무 초보 감독 체제 하에서 니혼햄(2승 1패)-다이에(3승 2패)-주니치(4승 3패)를 연파하고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관록도 있다.
이승엽의 경우도 오릭스(.245)보다는 세이부(.268)에 조금 더 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나 에이스가 집중 투입되는 단기전에선 상황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이승엽은 특히 일본투수의 포크볼에 약한데 에이스 마쓰자카, 마무리 도요타는 포크볼을 잘 구사한다. 또한 니시구치도 역회전볼 등 변화구의 달인이고 호아시는 좌완투수다. 용병 제러미 파월(JP)이나 노장 요시이 외엔 이렇다 할 투수가 없는 오릭스보다 부담되는 면면들이다. 이승엽이나 롯데나 비록 19.5경기를 앞서도 우선 경계해야 할 대상은 소프트뱅크가 아니라 세이부일지 모른다.
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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