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25인 로스터엔 드래프트 1라운드서 지명된 선수가 6명이나 포함돼 있다.
투타의 기둥인 배리 지토(1999년 1라운드-전체 9순위) 에릭 차베스(1996년 1라운드-10순위)를 비롯, 바비 크로스비(2001년 1라운드-25순위) 닉 스위셔(2002년 1라운드-16순위) 조 블랜튼(2002년 1라운드-24순위) 댄 존슨(2001년 7라운드)이 그들이다. 리치 하든(2000년 17라운드)과 휴스턴 스트릿(2004년 추가라운드-전체 40순위) 등까지 포함하면 25명 중 9명이 빌리 빈 단장의 지휘로 선발된 '머니볼 드래프트' 출신이다.
그렇다고 오클랜드가 '자급자족'만으로 오늘을 일궈낸 건 아니다. 마크 멀더를 세인트루이스에 내주고 받은 대니 해런과 키코 칼레로가 선발과 불펜의 한 축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지난해 피츠버그에 마크 레드먼과 아서 로즈를 내주고 받은 제이슨 켄달이 마스크를 쓰고 젊은 투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외야의 기둥 마크 캇세이는 2년전 테렌스 롱과 라몬 에르난데스를 주고 샌디에이고에서 데려온 선수다. 채드 하빌과 맞바꾼 커크 살루스까지 최근 2~3년간 오클랜드가 내주고 받은 선수들의 올 시즌 성적을 살펴보면 밑지는 장사는 거의 없었다. 대졸 선수 위주의 영리한 드래프트와 그보다 더 영악한 트레이드가 오클랜드 성공 신화의 비결임이 다시 한번 드러나고 있다.
제이 페이튼(33)이 성공 신화에 또 한 장을 보탤까. 지난달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 불펜 투수 채드 브래드포드와 맞트레이드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이적한 페이튼이 연일 한방을 터뜨리며 오클랜드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30일(한국시간) 볼티모어전에서 4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페이튼은 6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2회 첫 타석에서 볼티모어 선발 에릭 베다드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려 10-5 승리의 초석을 놓았다.
이날 홈런은 페이튼이 오클랜드 이적 후 38경기서 벌써 12번째 터뜨린 홈런이다. 지난달 16일 텍사스전 오클랜드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리며 출발한 페이튼은 고비마다 영양가 높은 적시타와 홈런을 날리며 피말리는 와일드카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
페이튼의 12홈런 35타점은 주포 에릭 차베스(10홈런-30타점)를 능가하는 후반기 팀 최다 홈런 및 타점이다. 보스턴에서 보낸 시즌 전반 트롯 닉슨에 밀려 플래툰 파트너로 전락하면서 남긴 초라한 성적(55경기 5홈런 21타점)과는 비교되지 않는 대활약이다. 팀 내 화합에 문제가 있었던 김병현을 헐값에 넘겨받은 콜로라도처럼 오클랜드도 출장 기회가 적은 데 불만을 품고 코칭스태프와 마찰을 빚던 페이튼을 제대로 낚아온 셈이다.
출루율 최우선 철학을 근간으로 하는 오클랜드는 최근 '출루율 위주 + 장타율도 중시'로 원칙을 수정했지만 장타력 부재는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반기 팀 홈런 68개로 아메리칸리그 14개팀 중 12위, 장타율 역시 12위에 그쳤던 오클랜드는 후반기 들어 팀 홈런 4위(54개) 장타율은 리그 7위로 올라섰다. 페이튼의 가세가 결정적인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페이튼의 대활약이 트레이드 직후 흔히 나타나는 일시적인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페이튼이 뉴욕 메츠 소속인 지난 2000년 뉴욕 양키스와 '서브웨이 시리즈'에서 보여준 활약을 기억하는 이들은 오클랜드가 행운을 잡았다고 말하고 있다. 월드시리즈 길목에서 번번이 양키스에 발목을 잡혀온 오클랜드는 2000년 월드시리즈에서 마리아노 리베라를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날리는 등 21타수 7안타, 3할3푼3리로 맹활약한 페이튼이 남은 정규시즌뿐 아니라 플레이프에서도 계속 '사고'를 쳐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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