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겉은 요미우리 속은 라쿠텐'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8.30 14: 19

LG 트윈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이다. 근 10년간 관중동원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올 시즌도 홈 63경기 중 47경기만에 60만 관중, 48경기만에 지난해 관중수를 돌파했다. 인기만 놓고 볼 때 LG는 일본의 최고 인기구단 요미우리와 비견될 만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올 시즌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LG는 29일까지 7위에 그치고 있고 요미우리 역시 센트럴리그 6개팀 중 5등이다. 자칫하단 두 팀다 꼴찌를 할 위험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요미우리의 호리우치 감독은 사실상 경질이 확정된 상태다. 일본 신문은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의 새 사령탑으로 호시노 전 한신 감독과 하라 전 요미우리 감독 중 누가 될지를 놓고 연일 도배질이다. 요미우리가 올해 센트럴리그 최악의 팀이라면 퍼시픽리그 최악의 팀은 단연 라쿠텐 골든이글스다. 이 팀은 지난 29일 니혼햄전 패배로 이미 리그 꼴찌가 확정됐다. 8월이 다 가기도 전에 꼴찌가 확정된 것은 53년만이라고 한다. 33승 84패 1무로 승률(.282)이 3할에도 못 미친다. 11연패를 두 차례나 했고 지난 27일엔 세이부 니시구치한테 9회까지 퍼펙트를 당하기도 했다. 승부가 연장까지 가서 10회 안타를 쳐낸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올 시즌 새로 창단돼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결과는 '일본판 삼미 슈퍼스타즈'가 된 꼴이다. 라쿠텐의 실패 요인은 역시 선수층 부족이다. 에이스 이와쿠마 외에는 쓸만한 선수가 없다보니 한국에서 레스, 호지스를 영입하는 등 용병만 7명을 데려왔다. 그러나 어느 한 명 제몫을 해낸 용병이 없었다. 프런트가 온갖 기발한 홍보를 펼치고 센다이의 풀 캐스트 스타디움 보수 계획도 세웠으나 워낙 팀 전력이 약하니 부각될 리 없었다. 여기다 업계 라이벌인 소프트뱅크가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으니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질 노릇이었다. 결국 미키타니 구단주가 꺼낸 카드는 역시 '투자'였다. 미키타니는 "내년에는 선수 영입에 100억원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LG는 지난해 용병 교체 외엔 전력 보강이 없었다. 오히려 올 시즌 최고타자라 할 만한 김재현을 SK에 빼앗겼다. 그룹에서 "올해는 그냥 있는 전력으로 하라"는 '지령'이 내려왔다니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과 SK가 투자 대비 효과를 얻는 현상을 보면서 LG의 생각도 달라졌다는 전언이다. LG는 겉은 요미우리지만 속은 라쿠텐이었다. 똑같이 최고 인기구단이지만 가장 비싼 선수를 모아놓고도 바닥을 기는 요미우리와는 다르다. 이 점을 망각하고 또다시 "선수들은 좋은데 왜 성적이 안 나느냐"고 오판하고 연례 행사처럼 코칭스태프만 문책한다면 '팬이 구단을 감동시킨다'는 평까지 듣는 헌신적 LG팬들에게 보답하기 힘들 것이다. 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4강 진출이 사실상 물건너 간 시점이던 지난 7월 19일 수원 현대전 때 침울한 분위기의 LG 덕아웃.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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