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자니 돈이 들고, 놓자니 너무 아깝다.
콜로라도 로키스가 특급 마무리에서 특급 선발로 재탄생한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6)을 시즌 종료 후 어떻게 할 것인지 놓고 고민에 휩싸이게 됐다. 콜로라도 구단은 올 시즌 선발투수로서 성공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는 김병현에게 이미 '붙잡고 싶다'는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빅리그 6년차에게 주어지는 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하는 김병현도 자신에게 선발투수로서 재기의 기회를 제공한 콜로라도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구단 재정이 넉넉치 못해 저연봉의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나가는 콜로라도 구단으로선 김병현이 호투를 거듭하면 할수록 붙잡기가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김병현이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서 89개를 던져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이제는 7이닝 이상도 소화할 수 있는 특급 선발투수임을 증명하고 있는 터여서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 나가기전에 김병현을 붙잡으려면 적지 않은 몸값을 지불해야 한다.
올해는 김병현의 이전 소속팀인 보스턴 레드삭스가 연봉 600만달러 중 대부분을 지불하고 콜로라도 구단은 빅리그 최저연봉 수준인 40만달러 정도를 지불하며 김병현을 잘 썼지만 지금 페이스로 시즌을 마치면 내년에는 최소 수 백만달러의 연봉을 지출해야 할 것이 확실시된다. 간판타자인 토드 헬튼을 제외하고는 500만달러 이상의 연봉 출혈을 절대 피하고 있는 콜로라도 구단으로선 김병현에게 전체액수에서 올 시즌과 맞먹는 500만달러 안팎의 연봉을 지불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얼마전 콜로라도 지역 언론에선 '콜로라도 구단이 김병현을 연봉 150만달러 정도에 잡고 싶어한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이 정도 액수로 현재의 김병현을 주저앉히기에 힘든 게 현실이다. 현재 김병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선발투수라면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서 500만달러 이상을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 콜로라도 지역 언론에서는 '김병현은 적은 연봉으로는 붙잡기 힘든 선수'로 분류하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김병현이 콜로라도 구단의 기회 제공과 심적인 안정을 가능하게 해준 점 등을 고려해 '염가봉사'로 연봉을 좀 줄여서 계약할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프리 에이전트 시장의 가치로 볼 때는 콜로라도 구단이 생각하고 있다는 150만달러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다. '의리있는' 행동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병현도 콜로라도 구단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준다면 콜로라도 구단에 잔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과연 올 시즌 종료 후 콜로라도 구단과 김병현이 어떤 협상을 펼칠지 벌써부터 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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