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8전 9기로 '원정 징크스' 탈출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8.30 14: 37

김병현(26.콜로라도)이 지난 2000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을 한 곳은 지금은 홈구장이 된 쿠어스필드다. 선발로 던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김병현의 소망을 잘 알고 있던 조 가라지올라 주니어 애리조나 단장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물 건너간 시즌 막판(9월27일) 콜로라도 원정경기에서 김병현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2년 가까이 마무리로만 던지느라 준비가 됐을리 없었던 김병현은 이 경기에서 2⅓이닝동안 홈런 두 방 등 4피안타 4볼넷 4실점의 난조를 보인 끝에 강판됐다. 지금은 팀 동료가 된 토드 헬튼과 토드 홀랜즈워스(시카고 컵스)가 각각 김병현을 투런홈런으로 두들겼다.
원정구장서 호된 선발 신고식을 치르긴 했지만 2003년 본격적으로 선발 수업을 시작한 뒤로 김병현은 특별히 원정경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데뷔 첫 선발승도 그해 4월20일 부시스타디움 원정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따냈고 보스턴 이적 후 첫 선발승도 6월 5일 피츠버그와 인터리그 원정경기에서 따냈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콜로라도로 이적한 올 시즌은 '원정 징크스'라고 부르지 않을 도리가 없을 만큼 밖에 나가면 불운했다. 30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 이전까지 16차례 선발 등판에서 김병현은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에서 가진 홈 등판에선 3승(4패)을 따낸 반면 원정경기 6차례 등판에선 승 없이 3패만 기록 중이었다.
홈 원정 할 것 없이 불안했던 시즌 초반이야 그렇다치고 최근엔 원정 등판에서 잘 던지고도 패전 투수가 되거나 승패를 기록하지 않는 게 고작이었다. 멀리 갈 것 없이 6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승패가 없었던 지난 25일 LA다저스전이나 7이닝 5피안타 2실점하고도 역시 소득없이 물러난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전이 대표적인 경우다.
20여일만에 SBC파크로 다시 샌프란시스코를 찾아가 승리를 따냄으로써 김병현은 올 시즌 7번째 원정 선발 등판만에 첫 승을 따냈다. 보스턴 시절인 지난 2003년 6월5일 피츠버그전 승리 이후 원정 8경기에서 4패를 당한 끝에 따낸 값진 원정 승리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투수로 성공하기 위해선 홈경기 뿐 아니라 원정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쳐야함은 물론이다. 1년 넘게 따라붙던 원정 징크스를 떨쳐낸 만큼 이젠 앞으로 내달리는 일만 남았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까다롭게 이것저것 따지지도 않고 원정 관중들의 야유에도 언제나 씩씩한 모습을 보여왔던 김병현에게 원정 징크스는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했던 게 사실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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