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LG의 천적 관계야 이제 뉴스거리도 못 되지만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올 시즌 두산이 부상과 부진으로 고비를 만날 때마다 LG를 만나 원기를 회복하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30일 잠실경기도 그랬다. 지난 주말 롯데와 홈 3연전에서 1승 2패로 부진하며 상승세가 꺾인 두산은 특히 내리 패한 마지막 두 경기에서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 롯데 선발 이상목 장원준의 호투에 끌려다니기만한 끝에 두 경기 합쳐 뽑아낸 점수가 5점. 타선의 슬럼프가 걱정될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홀연 '쌍둥이 산타'가 나타났다. 이날 LG 선발 이승호는 4회까지 단타 2개로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지만 3-0으로 앞서던 5회 돌연 무너졌다. 1사 후 손시헌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하위타선인 강봉규 김창희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장원진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강판했다.
구원 등판한 불펜 투수들도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심수창이 적시타와 폭투, 밀어내기 볼넷으로 거푸 점수를 허용하더니 송현우도 밀어내기 볼넷과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3명의 투수가 한 이닝에 볼넷 5개(고의4구 1개 포함)와 안타 4개로 순식간에 7점을 내주고 말았다.
7점은 두산이 앞선 두 게임에서 롯데를 상대로 18이닝 동안 뽑아낸 5점보다도 많은 점수다. "자꾸 지다보니 선수들이 두산만 만나면 쫓기는 것 같다"는 이순철 감독의 말처럼 LG는 두산 앞에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미 두산에 16승을 헌납한 LG는 시즌 막판까지 두산의 4강 질주의 '도우미' 노릇을 하고 있다.
잠실=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