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2.샌디에이고)가 1일(한국시간) 오전 4시 35분 플레이볼 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선발 대결을 펼칠 상대 투수가 브래드 헐시에서 하비에르 바스케스(29)로 바뀌었다. 바스케스를 상대로 시즌 12승에 도전할 박찬호는 팀의 승률 5할 복귀의 책임도 다시 한 번 떠앉게 됐다.
애리조나는 31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등판 예정이던 바스케스가 복통 증세를 보임에 따라 다음 날 등판 순서이던 브래드 헐시를 대신 마운드에 올렸다. 애리조나 구단은 이날 경기전 보도자료를 통해 바스케스가 1일 샌디에이고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바스케스는 최근 행보가 박찬호와 닮은 점이 있는 투수다. 바스케스는 몬트리올에서 보낸 1998~2003년 6시즌동안 64승을 따내며 떠오르는 영건으로 주목받은 뒤 지난해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지만 14승 10패, 방어율 4.91로 뉴욕 팬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올초 브래드 헐시, 디오너 나바로(LA 다저스로 재트레이드)와 함께 3대1로 랜디 존슨과 트레이드돼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었다.
바스케스는 올 시즌 전반 안정된 투구를 펼치며 몬트리올 시절의 모습을 되찾는가 했지만 후반기 들어 다시 부진을 보이며 10승 13패, 방어율 4.59를 기록하고 있다. 한 달 전 텍사스에서 샌디에이고로 팀을 옮긴 박찬호(11승 6패, 방어율 5.91)처럼 방어율 3점대의 '좋았던 시절'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박찬호와 바스케스는 각각 LA다저스와 몬트리올 소속이던 2000년과 2001년 한 차례씩 맞대결을 펼쳐 1승씩 주고받은 적이 있다. 2000년 8월 2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진 첫 만남에선 박찬호가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바스케스(4이닝 6피안타 5실점)에게 패전을 안겼다.
이듬해 5월16일 엑스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리턴매치에선 박찬호는 7이닝 6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완봉승을 따낸 바스케스에게 밀려 패전의 멍에를 썼다. 4년만에 갖게 될 1일 맞대결이 다시 한 번 자웅을 겨룰 좋은 기회인 셈이다.
박찬호는 이 경기에서 팀을 다시 승률 5할로 올려놓을 무거운 책임도 느끼게 됐다. 31일 두 팀간 경기에서 샌디에이고는 에이스 제이크 피비가 6⅔이닝 7피안타 2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고 타선이 9안타로 5점을 뽑는 효율적인 야구를 해 애리조나에 5-3으로 역전승했다.
전날 쓰레기를 버리다 왼손을 다쳐 몇 바늘 꿰매고 나온 피비는 1회초 트로이 글로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1회말 브라이언 자일스가 스리런 홈런으로 바로 뒤집어줘 승리를 따냈다. 샌디에이고는 3-3 동점이 된 6회 조 랜더가 결승 솔로홈런을 날린 데 이어 8회 미겔 올리보의 희생 플라이로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로 샌디에이고는 65승66패로 다시 승률 5할에 한 게임차로 다가섰다. 공동 2위 애리조나-LA 다저스와 승차를 5.5게임으로 벌려 선두가 조금씩 굳어지는 듯한 양상이지만 '승률 4할대 1위팀'이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떼는 건 팀 사기 차원에서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에 꼭 이뤄야할 일이다.
선발 탈락의 위기를 넘긴 박찬호가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함박 웃음을 안겨줄 수 있을까.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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