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년만에 사상 2번째 데뷔 타석 만루홈런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09.01 13: 33

전세계 야구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 데뷔는 최고의 꿈이다. 김선우(콜로라도)가 청소년대표 시절 보스턴 펜웨이파크에 들렸다가 마운드의 흙을 유리병에 담아온 것처럼 빅리그 마운드나 타석에 단 한 번이라도 서보기를 바라는 이들이 수도 없이 많다.
1일(한국시간) 돌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플로리다전에서 플로리다 외야수 제러미 허미더(21)는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0-10으로 뒤진 말린스의 7회말 공격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선 좌타자 허미더는 세인트루이스 세 번째 투수 알 레예스의 3구째를 잡아당겨 데뷔 첫 타석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데뷔 첫 타석에서 그랜드슬램을 날린 건 1898년 빌 더글비에 이어 무려 107년만으로 메이저리그 사상 두 번째다.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것 자체도 플로리다 팀 사상 1993년 미치 라이딘에 이어 허미더가 두 번째다. 에릭 차베스(오클랜드) 이후 최고의 고졸 좌타자는 극찬을 들어오던 허미더는 이날 더블A에서 승격돼 올라오자마자 된통 '사고'를 치며 그간의 평가가 과장된 게 아님을 보여줬다.
지난 2002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플로리다에 지명된 허미더는 화려하기 그지 없게 메이저리그 첫 타석을 장식했지만 바로 그 장소에서 지독하게도 운없게 데뷔 첫 타석을 맞은 루키도 있다.
지난 7월 10일 돌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플로리다전에서 컵스 신인 애덤 그린버그(24)는 8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투수 윌 오먼의 대타로 타석에 섰다가 발레리오 델 로 산토스가 던진 초구 빠른 공에 머리를 정통으로 맞고 쓰러졌다. 헬맷이 조각날 만큼 강한 충격을 받은 그린버그는 목 보호대를 한 채 실려나갔고 결국 바로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전날 더블A 웨스트텐에서 메이저리그 승격 통보를 받은 그린버그는 데뷔 첫 타석 그것도 첫 공을 얻어맞은 뒤 아직도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처음 며칠은 가족이 밤새 병상을 지킬 만큼 상태가 위중했지만 현재 털고 일어나 더블A 경기에 출장하며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2002년 입단 후 3년만에 어렵사리 잡은 메이저리그 승격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과거 일이 되버렸다.
실력과 함께 운도 따라야하는 메이저리그지만 행운의 여신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건 아닌가 보다.
한편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2001년 6월 23일 잠실 SK전에서 두산의 송원국이 6-6 동점이던 9회말 2사 후 대타로 데뷔 첫 타석에 나서 김원형을 상대로 초구에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린 기록이 있다. 허미더의 기록과 비교하면 초구였고 끝내기 홈런이었다는 데서 더 희소성이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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