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박찬호 덕에 '가을에도 야구한다'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09.02 10: 36

박찬호(32)가 결국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구해냈다. 과정이 전부 좋았던 건 아니지만 결과는 최선이다. 박찬호가 3연승을 따낸 지난 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전 승리로 샌디에이고는 66승66패를 기록, 다시 승률 5할에 복귀했다. 박찬호로선 지난달 25일 휴스턴전 승리로 63승63패를 만든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5할의 눈금을 맞추는 균형추 노릇을 해낸 셈이다. 지난 7월말 샌디에이고로 전격 트레이드된 뒤 애리조나전까지 박찬호는 6차례 선발 등판에서 4승(1패)을 따내며 갈길 바쁜 팀에 귀중한 승리들을 선사했다. 6차례 내용이 모두 좋았던 건 아니고 그 때문에 선발 탈락 위기에도 몰렸지만 이를 넘기고 풍전등화의 팀을 건져낸 보배로 인정을 받게 됐다.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박찬호가 합류하기 전인 지난 6,7월 두 달간 샌디에이고는 35패를 당해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최다 패전을 기록했다. 지난 5월 22승 6패로 팀 창단 후 최고의 기록을 남겼던 걸 모두 까먹으며 7월말엔 애리조나에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박찬호가 로테이션에 가세하면서 물길이 바뀌었다. 8월 한 달간 샌디에이고는 15승 12패로 5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승률 5할을 넘겼다. 지구 1위팀이 승률 5할을 채우려고 허덕이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현실은 그렇지만도 않다. 박찬호의 애리조나전 승리로 샌디에이고는 사실상 지구 선두와 포스트시즌 진출을 굳힌 상태다. 66승 66패로 딱 30게임을 남겨두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남은 한 달간 반타작만 하면 플레이오프행이 가능하게 된다. 샌디에이고가 남은 경기에서 15승을 할 경우 5.5게임차로 2위인 LA 다저스는 남은 경기에서 20승 9패를 해야 선두를 뺏을 수 있다. 3위 애리조나는 20승 7패, 4위 샌프란시스코는 22승 8패, 꼴찌 콜로라도는 29게임에서 전승을 해야 뒤집기가 가능하다. 모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성적이다. 나머지 4개 팀들이 10연승 이상의 기적같은 연승을 일궈내고 샌디에이고가 5할대 미만으로 주저앉지 않는한 플레이오프 티켓은 확정적이다. 샌디에이고 이적 후 불안한 순간도 있었고 위태로운 고비도 넘겼지만 박찬호가 힘을 보태면서 가능해진 일들이다. 6인 로테이션으로 박찬호를 시험하려 했던 브루스 보치 감독이 애리조나전 직후 "정말 뛰어난 활약을 해주고 있다. 박찬호를 영입한 건 우리에게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극찬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1994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12년간 295경기에서 1595⅔이닝 투구를 하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선 단 한 개도 던지지 못했던 박찬호에게도 '가을에 야구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박찬호가 샌디에이고를 구하고 샌디에이고도 박찬호를 살린 셈이다. 남은 시즌 승수를 추가하는 것도 좋지만 플레이오프에 맞춰 컨디션을 최상의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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