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로드, 소리 없는 '트리플 크라운'급 활약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09.07 08: 53

괄목상대. 눈을 비비고 다시 볼 만큼 달라졌다. 지난해 알렉스 로드리게스(30.뉴욕 양키스)와 2005시즌의 A-로드는 그만큼 딴판이다.
텍사스에서 양키스로 옮긴 첫 시즌인 지난해 로드리게스는 타율 2할8푼6리에 36홈런 106타점에 그쳤다. 로드리게스가 아닌 여느 선수였다면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성적이지만 그에겐 아니었다. 타율은 1996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래 두번째로 낮은 수치였고 타점도 데뷔후 바닥권이었다. 6년 연속 이어오던 40홈런 행진도 끝이 났다.
타율 3할2푼3리 40홈런 108타점. 양키스가 26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6일 현재 로드리게스의 시즌 성적이다. 마이클 영(텍사스 .326)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타율 2위에 홈런 1위, 타점 4위. 내셔널리그의 데릭 리(시카고 컵스)가 시즌 초반부터 화려하게 주목받았다면 로드리게스는 소리 소문 없이 타격 3관왕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기록을 좀더 살펴보면 지난해와 올시즌의 차이는 좀더 분명해진다. 지난해 로드리게스의 득점권 타율은 고작 2할4푼8리였다. 타점(106개)만 보면 부진하다고 보기 힘들었지만 지난해 로드리게스를 높이 평가할 수 없는 이유였다. 올시즌 득점권 타율은 2할7푼5리. 보스턴의 두 '괴물' 매니 라미레스(득점권 타율 .360)-데이빗 오르티스(.353)엔 비할 바가 못되지만 홈구장 양키스타디움에서조차 야유를 받던 결정력 빈곤에서 벗어났다. 지난 7월15일 보스턴전에서 월드시리즈 영웅 커트 실링으로부터 9회초 결승 투런홈런을 뺏어낸 것을 비롯, 고비마다 터뜨린 한방의 영양가는 기록상 수치 그 이상이다.
로드리게스의 장타율 6할9리와 여기에 출루율을 합한 OPS 1.034 모두 아메리칸리그 1위다. 로드리게스를 능가하는 타자는 양 리그를 통틀어서도 데릭 리(장타율 .669-OPS 1.095)와 앨버트 푸홀스(.621-1.052) 두 명 뿐이다. 지난해 3루수로 전환하면서 느낀 수비 부담에서 거의 벗어나 타격에 전념할 수 있게 됐고, 데릭 지터로 대변되는 양키스 '터줏대감'들과 완전히 융화하지 못하던 차에 시애틀 시절 팀 동료였던 티노 마르티네스가 복귀하면서 심적인 안정감을 찾은 점 등이 올시즌 활약의 원동력으로 지적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뉴욕에서 2년만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로드리게스지만 아직 최종 관문이 남아있다. 지난해 미네소타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로드리게스는 19타수 8안타, 4할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이어 벌어진 보스턴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1~3차전엔 안타 6개를 몰아치는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4~7차전에선 17타수에서 단 2안타를 치는데 그쳤고 결국 양키스는 3연승 뒤 4연패의 충격적인 역전패로 월드시리즈행이 좌절됐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선수이면서도 아직 한번도 월드시리즈 무대 나선 적이 없는 로드리게스가 바라는 '최종 합격 증명서'는 월드시리즈 최종전이 끝난 뒤 헹가래를 받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이 멀긴 하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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