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삼성-SK전은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차지하려면 SK 투수뿐 아니라 포수 박경완(33)을 공략해야 한다'는 과제를 새삼 확인시켜 준 경기였다. 삼성은 이날 1-7로 완패, 여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7승 2무 9패의 열세에 놓이며 정규리그 SK전을 마쳤다. 삼성은 이날 에이스 배영수를 투입시켜 채병룡이 나온 SK보다 선발 무게에서 앞섰다. 그러나 채병룡은 박경완의 리드에 맞춰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채병룡은 이날 1회말 첫 타자 초구부터 조동찬의 왼쪽 어깨에 맞는 사구를 던지는 등 제구력이 흔들렸다. 그런데도 삼성 타선은 오히려 삼진 7개를 당하면서 1점도 뽑지 못했다. 컨트롤이 불안한 투수를 잘 리드한 박경완의 수완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결과다. 실제 채병룡은 고비에 몰리면 매우 긴 인터벌을 가진 배영수와는 달리 공을 잡으면 오래 끌지 않고 바로 던졌다. 그리고 포수 사인을 철썩같이 믿고 던진 결과는 시즌 7승 수확이었다. 박경완의 배합은 8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도 돋보였다. 여기서 삼성 타선의 핵인 심정수, 김한수를 상대로 박경완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요구했다. 그리고 박경완-정대현 배터리는 볼 카운트 1-1에선 떨어지는 변화구로 타이밍을 뻇어 유격수 플라이를 유도해냈고 떨어지는 변화구에 강한 김한수는 볼 카운트 2-1에서 바깥쪽 직구로 승부를 걸어 스탠딩 삼진으로 솎아내고 고비를 넘겼다. 삼성은 8월 이후 SK와의 6경기에서 총 8점을 얻는 데 그쳤다. SK 투수들이 잘 던진 게 크지만 박경완의 볼배합을 읽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김원형을 제외하곤 주축 투수들이 신인급이거나 용병인 것만 봐도 박경완의 비중이 짐작된다. 물론 투수의 실투로 홈런을 맞거나 7일 시즌 첫 등판을 가졌던 이승호처럼 제구력이 안 듣는 투수는 포수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박경완이 특급 포수로 인정받는 것은 비단 포수 최다홈런(252개) 타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7일 삼성전이었다. 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