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뿐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를 놓고 막판 경합 중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뉴욕 메츠가 판박이처럼 닮은 하루를 보냈다. 두 동부지구 팀 모두 마무리 투수의 막판 역전 허용으로 천적팀에게 또다시 무릎을 꿇어 와일드카드 선두 휴스턴에 한발 더 뒤처졌다.
8일(한국시간)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펼쳐진 휴스턴과 홈 3연전 마지막 게임에서 필라델피아는 6-5로 앞서던 9회초 마무리 빌리 와그너가 크레이그 비지오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고 무릎을 꿇었다. 앞선 8회말 바비 아부레우의 투런 홈런 등으로 3득점, 엎치락뒷치락하던 경기를 다시 뒤집었지만 믿었던 와그너가 무너져 3연전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와그너는 9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잡아냈지만 3루수 데이빗 벨이 실책을 범한 데 이어 바람처럼 빠른 윌리 타베라스에게 내야안타를 내주곤 곧바로 홈런을 맞았다. 휴스턴은 마이크 램이 스리런 홈런을 치고 랜스 버크먼이 솔로홈런을 날린 데 이어 비지오까지 모처럼 장타가 터져나오며 기분좋은 3연승을 달렸다.
휴스턴을 만나기 전만 해도 와일드카드 선두를 달리던 필라델피아는 이날 패배로 3연전을 모두 내주고 최근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더 충격적인 건 이날 패배로 필라델피아는 지난 2003년 5월 이후 휴스턴전 12연패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메이저리그 특정 팀 상대 연승-연패로 최장 기록이다.
비슷한 시간 메츠도 터너필드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같은 꼴을 당했다. 톰 글래빈의 7⅓이닝 1실점 호투로 8회까지 2-1 한점차로 앞섰지만 9회말 등판한 마무리 브래든 루퍼가 제프 프랭쿠어와 라이언 랭거핸스에게 2루타를 맞아 승리를 날렸다.
연장 10회초 메츠는 대타 크리스 우드워드의 적시타로 3-2로 다시 달아났지만 10회말 루퍼가 또다시 안타와 몸에 맞는 공,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채우는 '2차 불쇼'를 감행했다. 이어 등판한 일본인 투수 다카쓰 신고가 프랭쿠어와 브라이언 매캔을 뜬 공으로 잘 잡아냈지만 랭커핸스에게 좌중간 가르는 2타점 역전 끝내기 안타를 맞고말았다.
이날 패배로 메츠는 천적 애틀랜타 상대 올시즌 12패째(4승)를 당했다. 동부지구 선두 애틀랜타와 최하위 뉴욕 메츠와 승차는 10.5게임으로 결과론이지만 맞대결에서만 잘했어도 메츠의 올 가을은 훨씬 더 행복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기관인 엘리어스스포츠뷰로에 따르면 메츠는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걸린 역대 9~10월 정규시즌 터너필드 원정경기에서 4승 19패의 참혹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날 역전패로 필라델피아는 와일드카드 선두 휴스턴에 2.5게임차, 메츠는 5게임차로 뒤처졌다. 특히 메츠는 최근 11경기에서 2승9패의 급락세다. 2승은 모두 서재응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따낸 것이다.
동부지구 팀들이 함께 흔들리면서 와일드카드는 결국 올해도 휴스턴의 수중으로 갈 것인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순위
①휴스턴 75승 64패
②플로리다 74승 65패
③필라델피아 73승 67패
④워싱턴 72승 68패
⑤뉴욕 메츠 70승 69패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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