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턴 준플레이오프도 5전3선승제가 돼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까지 포스트시즌 경기가 무승부 없이도 최대 17경기까지 펼쳐질 수 있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기다리는 팬들에겐 이 정도론 성이 차지 않는다. 그래서 준비되고 있는 게 한화 대 손민한의 '준준플레이오프(?)'다. 손민한이 엔트리에 복귀한 뒤 첫 등판인 지난 9일 현대전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성사된 카드다. 현대 타선을 7이닝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시즌 17승째를 따냄에 따라 손민한은 시즌 20승의 마지막 불씨를 되살렸다. 손민한은 로테이션상 오는 14일 사직 LG전과 20일 대전 한화전 외에도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은 한 경기에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비로 연기된 사직 한화전이다. 세 차례 등판을 모두 이겨야 20승이 가능하지만 공교롭게 그 중 두 번이 한화전이다. 올 시즌 다승-방어율 1위에 전구단 승리를 달성한 손민한이지만 유독 한화엔 약했다. 5차례 선발 등판에서 1승뿐이고 3패나 당했다. 기아(4승)-LG(2승)-SK(3승) 세 팀엔 단 1패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팀 타자들이 손민한에게 강한 게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에이스들을 상대할 때 다른 팀처럼 타자들에게 이것저것 주문을 많이 하지 않는다. 주문이 많을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타석에 서기 전부터 주눅이 들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말이다. 하지만 한화 타자들의 손민한 상대 성적은 116타수 24피안타로 2할7리에 불과하다. 손민한을 무너뜨렸다기 보다는 운이 따랐고 투수들이 잘 던진 결과다. 어찌 됐든 한화로서도 손민한을 반드시 잡아야 할 이유가 있다. 4강 팀 중 가장 많은 13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한화(61승 51패 1무)는 남은 경기에서 10승 3패를 해도 SK(64승 46패 6무)가 남은 10경기에서 반타작만 하면 SK의 2위가 확정된다. 승률 계산에서 아예 제외되는 무승부가 6게임이나 되는 게 SK엔 큰 힘이 되고 있다. 반면 한화는 상대 팀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이기고 봐야할 판이라 손민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손민한이 20승을 따낼까, 한화가 막판 대역전극으로 2위 등극의 꿈을 이룰까. 양쪽 다 실패할 수는 있어도 둘 다 뜻을 이룰 수는 없는 외나무 다리의 형국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c.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