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트레이시 LA 다저스 감독은 7월말 이후 가뭄에 콩 나듯 최희섭(26)에게 선발 출장 기회를 주고 있지만 그럴 때면 그를 2번 타순에 집어넣는 경우가 잦다.
실제 다저스 구단이 배포하는 보도 자료에 따르면 '최희섭은 1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올 시즌 1번타자만 빼고 모든 타순을 해봤다. 그 가운데 2번 타순에 배치될 때 타율 3할 1푼 3리(134타수 42안타)를 기록했다. 또 13홈런 26타점도 2번에서 나왔다'라는 말이 최근 빠지지 않고 소개된다.
최희섭은 "한국 최고투수이자 고교 시절부터 우상"이라고 밝힌 박찬호가 선발 등판한 12일 샌디에이고전에서도 2번타자로 나서 3타수 1안타 2사사구를 얻어냈다. 특히 2회 볼카운트 2-1에서 박찬호의 직구에 맞은 데 대해서는 "찬호 형이 삼진 잡으려고 욕심 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팀도 이기고 선발 출장해 안타도 기록한 덕인지 최희섭은 박찬호와 대조적으로 얼굴이 밝았다. 최희섭은 "컨디션이 좋았는데 찬호 형한테 첫 타석서 안타를 못쳐 아쉽다. 두 번째 타석에선 헛스윙을 두 번 했는데 찬호 형이 연속으로 변화구를 던질지 몰랐다"고 시원시원하게 덧붙였다.
최희섭은 2번타자로 나올 때 유난히 성적이 좋은 비결에 대해선 "그런 질문 많이 받았다. 아마도 나 다음에 중심타선이 이어지니까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걸어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그의 안타도 주자를 1루에 두고 직구를 쳐서 좌익수가 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진 빗맞은 얕은 안타였다. 일단 '막힌' 타구였지만 힘 대 힘의 승부에서 밀리지 않았기에 가능한 안타였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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