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후 8년만의 최다 관중을 기록한 2005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막을 내려간다. 삼성의 선두 질주와 SK의 무서운 돌풍, 두산 한화의 4강 사수로 결말지어지고 있는 올 시즌은 한 가지 눈에 띠는 특징이 있다. '용병 스카우트 성공=포스트시즌행' 등식이 처음으로 깨졌다는 점, 반면 FA(자유계약선수) 스카우트 성패가 팀 순위로 직결됐다는 사실이다. ▶검증 안된 용병보다 검증된 FA 1998년 외국인 선수를 처음 받아들인 이래 용병 스카우트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온 현대는 올해도 투타에서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 캘러웨이가 15승으로 외국인 투수 중 다승 1위, 서튼이 홈런 타점 전체 1위(32홈런 94타점)를 달리고 있지만 팀 순위는 창단 후 최악인 7위로 처져있다. 반면 박진만과 심정수 김한수 임창용 4명의 FA 영입에 136억원(옵션 제외)을 쏟아부은 삼성은 5월 중순 이후 안정적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박진만과 심정수가 돈값을 했는지는 차치하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패배를 안긴 현대의 주 전력을 빼내온 결과는 즉각적이었다. SK도 4년간 20억7000만원을 투자한 김재현이 부상을 털고 활약해주면서 타선의 면모를 일신, 6월 이후 프로야구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용병 두 명을 모두 바꾼 SK나 해크먼을 퇴출시키고 하리칼라를 영입한 삼성이나 용병 농사에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지만 FA 선수들의 활약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바라던 성과를 이뤄냈다. ▶지갑을 잘못 연 대가는 혹독하다 반면 FA 영입에 소극적이었거나 거액을 투자한 FA가 부진한 팀들은 예외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박진만 심정수를 모두 뺏긴 현대는 추락했고 지난해 마해영(4년 28억원)에 이어 올해 3년간 18억원을 지불한 심재학까지 부상으로 제몫을 못한 기아는 창단 후 첫 꼴찌의 위기에 몰렸다. 올해는 아니지만 LG는 지난 2001년 홍현우(4년 18억원)에 이어 지난해 진필중(4년 30억원)까지 두 번의 FA 영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투타 모두 경쟁력을 상실한 채 휘청이고 있다. 역시 지난해 정수근 이상목에게 62억원이라는 목돈을 푼 롯데는 두 선수가 2년 연속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면서 5위라는 경계선상에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2005프로야구는 삼성이 2000년대 최강자로 우뚝 선 반면 전통의 명가 기아(해태)는 물론 90년대 초반 강호 LG,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신흥 명문 현대는 몰락에 가까운 부진을 보였다. 코칭스태프의 역량과 선수들이 흘린 땀의 양과 질의 차이가 이들 팀의 성적을 가른 주된 요인이겠지만 FA 영입의 성패도 무시못할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기아와 LG의 잇단 FA 스카우트 실패는 두 명문 구단의 근간을 흔들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지나친 단순화일지 몰라도 80년대의 팀 기아와 90년대 팀 LG가 2000년에 도입된 FA 제도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현상들이다. 올 시즌 추락한 두 팀 기아와 LG 중 기아는 이미 감독을 교체했고 LG는 무수한 경질설 속에서도 이순철 감독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단장 등 구단 수뇌부가 트레이드의 전권을 행사하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한국 프로야구는 감독도 트레이드와 용병 스카우트, FA 영입에 일정 정도 의견과 권한을 행사한다. 그렇다고 해도 잇단 FA 영입 실패가 감독 경질만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인지에 대해선 많은 팬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4개팀, 그중에서도 부진의 주 원인이 FA 영입 실패인 팀들이 앞으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낼 지 주목된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