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피칭 만큼만 던졌더라면....'
샌디에이고 박찬호(32)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의 원정경기를 마친 뒤 '컨트롤이 잘 안 된 이유가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한 게 있었나요?"란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을 비롯한 외신 인터뷰에선 "최악의 피칭"이라고 자평했다.
박찬호 스스로가 밝힌 대로 지난 2001년 9월 26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4년만의 다저스타디움 등판이어서 잘 하려는 의욕이 지나쳐 역효과가 났을 수 있다. 그리고 14일 은 박찬호의 이 말을 뒷받침할 만한 비화를 하나 소개했다.
대런 벌슬리 샌디에이고 투수코치는 "경기 직전 불펜 피칭에선 우리팀 어느 투수 못잖은 최고의 구위였다. 직구 스피드도 일품이었다"고 증언했다. 벌슬리 코치는 "그래서 이날(12일) 박찬호가 환상적 투구(a fantastic game)를 할 줄 알았다"고도 덧붙였다.
익히 알려진대로 박찬호는 '슬로 스타터' 유형에 가깝다. 그래서 첫 이닝을 어렵게 시작하는 경우가 잦다. 몸이 늦게 풀리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습 투구 때부터 실전처럼 전력 투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박찬호의 패스트볼은 90마일을 넘는 공이 드물었고, 변화구 제구도 잘 안 되면서 1⅓이닝만에 강판됐다.
비록 결과는 좋지 못했으나 벌슬리 코치의 말은 희망적 단서를 담고 있다. 투수 코치도 탄복시킬만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찬호가 조만간 이뤄질 불펜 연습 투구에서 또 한번 이 정도 구위를 유지한다면 18일 워싱턴과의 홈경기 선발 낙점도 불가능하진 않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일단 17일 어깨가 썩 좋지 않은 에이스 제이크 피비를 올릴 예정이어서 18일 선발을 놓고 박찬호와 페드로 아스타스오가 경합을 벌일 수밖에 없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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