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메이저리그는 완벽한 '투고타저'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09.14 09: 34

투수와 타자간 힘의 균형은 야구의 영원한 숙제다. 메이저리그나 한국 프로야구나 때론 마운드를 깎아내리며 때론 스트라이크존을 조정하며 투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메이저리그 2005시즌은 확실한 투고타저로 결론내려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올 시즌을 앞두고 투타 균형을 제고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한 게 없다는 점에선 예상 못한 결과다.
에 따르면 팀당 20게임 남짓 남겨두고 있는 13일 현재(한국시간) 30개팀을 통틀어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23명으로 지난해 36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경기당 홈런수도 아메리칸리그의 경우 2.15개로 지난해(2.30개)보다 6.6%, 내셔널리그는 2.21개에서 1.98개로 10.4%나 감소했다.
경기당 득점 역시 아메리칸리그 10.03점→9.55점, 내셔널리그 9.30점→8.90으로 양 리그 모두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해 이맘때 아메리칸리그에서 팀 방어율이 4점대 미만이었던 팀은 미네소타(3.96)뿐이었지만 올 시즌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오클랜드, LA 에인절스, 미네소타, 클리블랜드 5개팀이 팀 방어율 3점대를 달리고 있다. 그 중 가장 방어율이 높은 팀이 3.71의 클리블랜드일 정도로 4점에 근접한 3점대도 아니다. 내셔널리그도 방어율 4점대 미만 팀이 지난해 5개에서 올해 7개로 늘었다.
2005시즌이 예년에 비해 투고타저인 것은 여러가지 데이터로 볼 때 분명하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스테로이드 테스트 의무화와 유망 투수들의 대거 출현이 현재로선 갑작스런 투고타저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샌디에이고 마무리 투수 트레버 호프먼은 "야구장은 오히려 최근 몇 년간 더 작아졌다"며 "투고타저는 금지약물 테스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타자인 콜로라도 로키스 더스틴 모도 "(스테로이드 테스트가) 투고타저의 유일한 이유일지는 모르겠지만 홈런이나 타율 같은 숫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호프먼과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반면 애리조나 외야수 루이스 곤살레스는 "매 게임마다 혹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는 게 야구인데 올 한 해를 보고 투고타저라고 단정 짓기엔 이르다"며 "투수들도 약물을 복용한다는 소문이 많은 만큼 스테로이드 테스트가 투고타저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형 투수 유망주들이 메이저리그로 대거 입성한 게 투고타저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킹 펠릭스'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와 자크 듀크(피츠버그) 어빈 산타나(LA 에인절스) 존 페블본(보스턴) 등 앞으로 20승 투수로 성장할 재목들이 가세하면서 리치 하든(오클랜드) 카를로스 삼브라노, 마크 프라이어(이상 시카고 컵스) 등 기존의 영건들과 함께 마운드의 높이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원인이야 어쨌든 투고타저는 명백하며 그 효과는 광범위하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려온 쿠어스필드의 경우 올 시즌 원정팀 타자들이 날린 홈런이 88개로 1998년의 최소 기록(101개)를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지난해 타율 3할7푼2리로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62개)을 세운 이치로(시애틀)가 올 시즌 3할2리, 180안타에 그치고 있는 것도 투고타저의 일면이라고 볼 수 있다.
투고타저의 원인이 무엇이든 그 결과 다가올 스토브리그에서 각 구단들의 스카우트 행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단들이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을 더 이상 '그저 그런' 기록으로 여기지 않게 되면서 투고타저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낸 타자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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