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엔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4개월여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소속팀 맨유는 아쉽게도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했다.
박지성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엘 마드리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비야레알(스페인)과의 2005-2006 챔피언스리그 D조 1차전에서 후반 34분 호나우두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아 13분간 경기장을 누볐다. 하지만 골과는 인연이 없었고 맨유는 득점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1점을 따내는데 만족해야 했고, 같은 조 다른 경기에서 벤피카(포르투갈)가 릴(프랑스)에 1-0으로 승리를 따내 2위권에 자리하게 됐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부친상으로 뒤늦게 복귀한 호나우두를 왼쪽 공격수에 배치했고 박지성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반 니스텔루이가 중앙에, 오른쪽 측면에 루니를 포진시키는 필승 카드를 빼들었다.
경기는 초반부터 맨유의 분위기로 흘렀다. 반 니스텔루이를 겨냥한 호나우두, 루니의 패스가 이어지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것. 하지만 맨유는 상대 골키퍼 비에라의 선방에 좀처럼 골문 공략에 애를 먹었다.
전반 초반 코너킥 상황에서 실베스트르의 회심의 헤딩슛이 비에라에게 막혔고, 41분에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는 오히려 골키퍼 실책성 플레이에 편승해 볼이 골문 안으로 흘러들어가는 기회를 맞았지만 상대 수비수가 몸을 날려 걷어내는 바람에 쉽사리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후반들어서 맨유는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8분과 15분 각각 루니, 호나우두의 중거리슈팅이 이어지며 비야레알의 고삐를 조인 것. 또한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이 늘면서 득점에 서서히 다가서는 장면을 보였다.
하지만 맨유는 루니의 성질 때문에 사실상 공격을 접어야 했다. 후반 20분 루니는 상대 진영에서 거친 태클로 경고을 받은 뒤 화를 참지 못하고 넬센 주심에게 모욕적인 행동을 저질러 퇴장당하고 말았다. 공격 자원이 한 명 부족해진 맨유는 이후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위기는 곧 기회였다. 맨유는 박지성에게 이날 경기 승부수를 띄웠다. 퍼거슨 감독은 후반 34분까지 공격 작업에 실마리를 풀지 못하자 박지성과 긱스를 동시 투입하며 모험을 감행했다. 이에 박지성은 측면에서 주로 활약하며 공수를 넘나드는 활동성을 보였다.
그러나 박지성은 소속팀이 수적 열세에 몰린데다 선수들이 막판 수비에 치우치는 성향을 보인탓에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결국 추가시간 2분까지 흘려보내 득점없이 경기를 마치고 말았다.
역대 스페인팀들과의 원정경기에서 1승5무9패에 그치던 맨유의 고질적인 징크스가 다시 한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맨유는 오는 28일 조 선두로 나선 벤피카를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로 불러들여 첫 승에 도전한다.
국영호 기자 iam90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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