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감독, "써니, 희섭초이 들어오게 하면 절대 안돼"
OSEN U05000293 기자
발행 2005.09.15 06: 59

"써니와 BK, 적을 우리 룸에 들어오게 하면 절대 안돼".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LA 다저스의 경기가 끝난 후 다저스타디움 원정팀 클럽하우스.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마친 클린트 허들 감독은 샤워를 마치고 나오면서 감독실로 향하던 중 갑자기 돌아서서 샤워장 입구쪽의 라커룸앞에 있던 김선우와 김병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허들 감독은 "써니, 희섭 초이가 우리 클럽하우스에 또 들어오면 안돼"라며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허들 감독이 이처럼 경고성 멘트를 날린 이유는 8월 말 다저스 원정 때 생긴 일 때문이었다.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콜로라도는 지금처럼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저스와의 원정 3연전을 갖는 도중이었다. 김선우의 고려대 후배이자 김병현의 광주일고 후배인 LA 다저스의 '빅초이' 최희섭이 선배들을 만나기 위해 무심결에 원정팀인 콜로라도 로키스의 클럽하우스를 경기 후 방문했다. 김선우, 김병현과 함께 경기 후 식사약속을 한 최희섭이 선배들을 데리러 나타난 것이었다.
하지만 '적'인 최희섭이 느닷없이 클럽하우스에 나타나자 콜로라도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깜짝 놀란 것이다. 상대팀 선수가 타팀 클럽하우스에 출현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김선우와 김병현은 이런 불문율을 잘 몰랐고 한국 정서로는 상대 선수라도 친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상대팀 클럽하우스를 찾을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의 일은 클럽하우스에 묻어두고 나가라'는 불문율이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상대팀 선수는 '절대출입금지'인 것이다.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던 허들 감독은 이날 경기 후에 김선우와 김병현에게 재발방지를 환기시킨 것이다. 하지만 허들 감독은 김선우에게 밝은 얼굴로 "오늘 희섭 초이를 잘 잡았어"라며 4회 위기상황에서 최희섭을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막으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승리를 따낸 것에 만족해했다.
그래도 김선우, 김병현, 최희섭 등은 14일 경기 후 경기장 외부에서 함께 만나 늦은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떠났다. 선후배의 정을 누가 막으랴.
로스앤젤레스=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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