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시진 않는게 좋을 거에요. 근데 홈런 치고 싶어요. 쎄게 휘둘러야죠".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홈런왕'의 은퇴경기에 앞서 15일 대전구장에선 비슷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홈런을 칠 수 있을까요?" "홈런을 노리실 건가요?" 한화 장종훈(37)은 "2군에서 사흘 훈련을 한다고 했는데 훈련이라고 할 수 없었다. 기대하지 마시라"면서도 "홈런을 치고 싶다"고 답했다. 잠시 멈칫하던 장종훈은 "삼진을 먹고 유쾌하게 걸어나오는 상상도 해봤다. 삼진을 천개 넘게 당했는데 그 때마다 인상을 쓰거나 미안해 하면서 나왔지 단 한 번도 웃은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막상 삼진을 먹어도 웃진 못할 것 같다"는 장종훈은 상대 투수가 이날이 데뷔 첫 선발이라는 말에 "설사 내가 삼진을 당한다 해도 그 선수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 데뷔후 1950번째 경기이자 생애 마지막 출장에서 장종훈은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이날 기아전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장종훈은 2회 1사 1루에서 기아 선발 박정태의 빠른 공에 3구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스스로 짐작한 대로 장종훈은 활짝 웃지못했다. 덕아웃으로 돌아서며 보일듯 말듯 어색한 웃음을 흘린 게 전부였다. 장종훈은 1-2로 뒤진 4회 무사 2,3루에서 맞은 두번째 타석에선 바뀐 투수 정원에게 5구만에 3루앞 땅볼로 물러났다. '마지막 스윙'에서 한국 프로야구 최다 기록인 340개의 홈런에 한개를 더 보태지 못한 장종훈은 역시 한국 프로야구 기록인 삼진을 1354개로 늘리며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삼진은 홈런왕의 어쩔 수 없는 훈장이기에 장종훈도 'FOREVER 35'가 아로새겨진 수건 1만장을 나눠 흔들며 그의 이름을 연호한 관중들도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장종훈은 6회 대타 이도형으로 교체됐다. 1950경기 출장 6292타수 1771안타, 통산 타율 2할8푼1리에 340홈런 1145타점 1043득점 122도루 997사사구 1354삼진. 19번째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장종훈의 최종 성적표다. 대전=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