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 딕 아드보카트 감독(58)이 새로 선임됨에 따라 전술과 선수 구성의 변화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특히나 조직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수비라인에 관심이 모아진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전 감독의 사임 배경에는 공격 전개와 골 결정력이 문제점인 것으로 중점 부각됐을 뿐 오히려 수비라인 즉 스리백은 어느 정도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본프레레 감독도 떠나면서 "완성 단계에 있었는데 아쉽다"라고 말한 부분도 이런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본프레레의 유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아드보카트호의 성패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알려진 대로 아드보카트 감독은 '토털사커'의 창시자 리누스 미셸 휘하에서 코치 수업을 받았고 두 차례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으면서는 탄탄한 수비전술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기용하는 4-2-3-1 포메이션을 즐겨썼다.
이에 따라 항간에는 안전한 전술을 선호한다거나 포백을 고집한다는 위기론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사정은 이와 다르다. 글래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를 지휘했던 시절(98~2002년)에는 3-4-1-2 포메이션을 쓰는 등 상황에 따라 적절히 전술 운영을 펼친 것. 자연히 수년간 이어왔던 한국축구의 근간을 송두리째 바꾸는 대변혁은 없을 듯하다.
'지한파' 핌 베어벡 코치의 동행으로 한국축구에 대한 눈과 귀가 빨리 트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스리백의 완성을 맡았던 베어벡 코치가 재입성함에 따라 아드보카트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한국축구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코치의 조언에 따라 유사시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려 포백을 운영하는 수준의 작은 실험 정도가 수반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월드컵이라는 대업이 9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간적인 촉박함도 스리백을 그대로 쓰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게 한다. 전임 감독들이 전술적 시험을 명목으로 시간을 허비했던 과도기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실질적으로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바로 선수 구성. 시간 부족은 '시험 범위'를 한정시킬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전 탑승자들이 고스란히 아드보카트호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통일축구와 사우디 아라비아전에 소집됐던 수비수들은 김한윤(부천) 유경렬(울산) 김영철(성남) 곽희주(수원) 김진규(이와타) 등. 경험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고 알려진 아드보카트 감독의 특성상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돌아갈 공산이 크다.
여기에 맏형 유상철(울산)을 비롯해 박동혁(전북) 박재홍(전북) 김치곤(서울) 이정수(인천) 등 올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로 '커트라인'이 정해질 것이란 예상도 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음달 12일 이란과의 평가전에 대비해 7일 소집될 아드보카트호 '1회 문하생' 들이 대부분 독일까지 가게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덧붙여 아드보카트 감독이 쉴새없는 활동량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토털축구의 계승자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상대적으로 장신 수비수를 원했던 본프레레 전 감독과는 또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을 전망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남겨진 시간은 많지 않다. 협회에서 보내준 여러 자료를 통해 '예습'은 하고 오겠지만 실전 기회는 턱없이 적다. 29일에 입국해 곧바로 다음달 2일과 5일 K리그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한국 축구를 경험해야 하는 처지. 7일에야 선수들과 처음 대면한 뒤 12일 평가전을 치른 다음에는 11월(13일, 17일)을 기약해야 한다. 그리고는 내년에야 시간이 온다.
승리하기 위한 전제는 수비의 안정이다. 신임 아드보카트 감독이 어떤 밑그림을 그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영호 기자 iam905@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