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마야구 최강국 쿠바를 넘고 23년만에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을까.
내덜란드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35회 국제야구연맹(IBAF) 월드컵(구 세계선수권)에 참가 중인 한국이 18일 새벽 2시(한국시간) 쿠바와 정상을 놓고 결승에서 격돌한다. 17일 새벽 벌어진 준결승에서 개최국 네덜란드를 7-0으로 대파한 한국은 1998년 이탈리아대회 이후 7년만에 결승에 진출, 1982년 서울 대회 이후 23년만의 우승을 노리게 됐다.
정상으로 가는 길엔 거대한 산 쿠바가 버티고 있다. 쿠바는 예선전 8전 전승 등 10연승으로 결승에 선착하며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 최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준결승까지 10경기에서 96점을 뽑아내는 동안 실점은 단 20점에 그쳐 투타 조화가 완벽하다. 10경기에서 18개로 경기당 두 개꼴로 홈런을 터뜨렸고 팀 타율은 3할4푼6리에 달한다. 7승 3패를 기록한 한국은 48득점-28실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 3할4푼9리에 10경기에서 8홈런 19타점을 기록한 신예 율리에스키 구리엘(21)과 6경기에서 무려 6할3푼2리의 적중률을 보인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 우승 주역 에두아르도 파레트, 에리엘 산체스(3할2푼 3홈런) 등 타선이 신구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3승 무패, 방어율 1.62를 기록 중인 좌완 율리에스키 곤살레스와 15이닝 동안 볼넷을 한 개만 내준 반면 삼진은 26개나 잡아낸 우완 페드로 루이스 라소 등 마운드도 좌우 균형이 잡혀있다. 1984년 쿠바대회부터 9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팀 답게 투타에서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쿠바는 지난 10일 예선전에서 한국을 4-1로 제압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도 결승만큼은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4위 턱걸이로 예선을 통과했지만 준준결승에서 난적 일본을 5-1로 격파한 데 이어 쿠바에만 지고 9승 1패로 달려온 개최국 네덜란드를 준결승서 7-0으로 대파, 선수들이 모두 자신감에 차있다.
하지만 유재웅-박정권-김상현(이상 상무)의 클린업 트리오가 쿠바 타선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 일본전에서 8이닝 10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한국을 결승으로 이끈 에이스 최대성의 어깨가 무겁게 됐다.
한국은 82년 서울대회에서 선동렬 김시진 최동원 김재박 장효조 한대화 등 기라성 같은 멤버들을 내세워 우승, 세계대회 첫 정상의 감격을 맛본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대회엔 쿠바가 참가하지 않아 이번 대회가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 등극의 기회다.
80년대만 해도 난공불락이었던 쿠바는 90년대 중반 이후 선수들의 미국 망명이 급증하면서 무적이던 전력이 다소 약화된 상태다. 1978년 네덜란드 할렘 국제대회에서 박철순의 호투로 쿠바에 사상 첫 승을 거두는 등 70년대 친선대회에서 두 차례 꺾은 뒤론 한 번도 쿠바를 넘지 못하던 한국도 90년대 들어 두 차례나 쿠바를 꺾었다.
97년 애틀랜타 올림픽 기념 4개국 초청대회에서 승리했고 99년 호주 시드니에서 펼쳐진 대륙간컵대회에선 친선게임이 아닌 공식 타이틀 대회서는 사상 처음으로 쿠바를 격파하는 개가를 올렸다. 3-3이던 9회 1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한 조용준(현대)이 불을 끈 뒤 연장 10회 권윤민의 끝내기 안타로 4-3으로 한국이 승리한 바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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