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천적 포수’, 부상으로 중도하차
OSEN U05000293 기자
발행 2005.09.23 09: 07

지바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의 ‘천적 포수’가 사라졌다.
지난 22일 롯데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은 소프트뱅크 주전 포수 조지마의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등 일본 언론은 조지마가 정강이 골절상을 당해 사실상 올 시즌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조지마는 이날 경기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롯데 투수 고미야마의 3구째를 공략하다 자신의 타구에 맞고 대타 마토바와 교체됐다. 조지마는 즉각 지바 시내의 병원으로 가서 X레이 촬영결과 골절상 진단을 받았다. 23일 본거지인 후쿠오카에서 다시 정밀 진단을 받아야 정확한 복귀시점을 알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페넌트레이스 잔여경기는 물론 포스트시즌 출장도 어려울 전망이다.
부상 전까지 조지마는 116경기에 나서 타율 3할9리, 24홈런, 57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소프트뱅크와 일전이 불가피한 롯데로서는 상대 주전 포수이자 중심타자(조지마는 주로 5번에 위치)가 전력에서 이탈,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상황이 됐다. 이승엽이 상대방의 불행을 반길 것까지야 없지만 소프트뱅크전 징크스에서 벗어날 전기가 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 투수들의 볼 배합을 주도하고 있는 조지마는 그 동안 이승엽의 천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다. 이승엽이 상대한 11개 구단 포수 중 이승엽의 약점인 몸쪽 볼을 가장 잘 공략하도록 미트를 대주던 포수가 바로 조지마다.
조지마가 이승엽을 상대, 집요하게 몸쪽 볼을 요구할 때는 차라리 얄미울 정도다. 아예 이승엽 뒤에 숨는다는 표현이 들어 맞을 정도로 포구 위치를 옮겨 투수들이 두려움 없이 몸쪽에 바짝 붙는 볼을 던지도록 유도한다. 투 스트라이크까지는 몸쪽에 바짝 붙는 볼로 파울을 유도하고 이어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거나 바깥쪽 떨어지는 유인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패턴을 많이 써서 이승엽의 애를 먹였다.
실제로 이승엽은 소프트뱅크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이승엽은 지난해(지난 시즌 팀명은 다이에이지만 선수들은 거의 그대로다) 16경기에서 58타수 11안타로 1할대 타율(.190)에 머물렀다. 그나마 4홈런, 12타점으로 체면을 세울 수 있었지만 올 해는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소프트뱅크전에서 65타수 10안타로 1할5푼4리의 타율에 머물렀다. 홈런도 시즌 마지막 4연전 첫 날인 19일에야 한 방 날렸을 뿐이다. 타점도 4개로 줄었고 대신 삼진은 지난해 16개에서 21개로 늘어났다.
이승엽이 올 시즌 전반에 걸쳐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소프트뱅크전에서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물론 소프트뱅크가 스기우치(17승)-사이토(15승)-와다(11승)-아라카키(9승) 등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들을 리드하는 조지마의 구실 또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승엽이 포스트시즌에서 소프트뱅크 징크스를 날리고 팀에 퍼시픽리그 챔피언 자리를 선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윤표 기자 chu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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