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만 소프트뱅크와 4연전서 제 몫 했다
OSEN U05000293 기자
발행 2005.09.23 10: 57

끝내 반전 드라마는 완성되지 못했다. 문제는 개런티가 높은 주연급 배우들의 연기가 형편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승엽(29)만 겨우 체면을 세웠을 뿐이다. 지난 19일부터 벌어진 지바롯데 마린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4연전은 지켜보는 사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5게임차에서 맞대결에 들어간 양 팀은 롯데가 21일까지 3연승을 거두면서 흥미가 더해졌다. 롯데가 22일 최종전까지 잡으면 이후 양 팀의 일정상 최소한 동률선두 내지는 대역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22일 무기력한 패배가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1-7. 초반부터 이미 승부가 기우는 바람에 롯데는 변변한 반격의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이날 패전은 누구보다도 선발 투수 시미즈의 탓이 컸다. 11일을 쉬고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맥빠진 투구로 일관하다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6실점한 채 마운드에서 쫓겨났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무사 1, 3루를 자초해 한 점을 주더니 2회엔 선두 타자 볼넷에 이어 홈런을 얻어맞았다. 그것도 전날까지 홈런 2개만 기록하고 있던 미야지에게 빼앗긴 홈런이었다. 시미즈는 올 시즌 1억 4000만 엔(약 14억원)의 고액연봉 투수다. 롯데 투수 중 두 번째로 많다. 그렇다면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는 이번 4연전에서 어땠을까. 최고 연봉 투수는 2억 3000만 엔(약 23억원)을 받는 마무리 고바야시. 하지만 4연전 동안 무늬만 마무리 노릇을 했다. 19일 경기로 가 보자. 롯데가 대역전에 성공, 8-5로 앞선 9회 고바야시가 나왔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경기의 비중에다 고바야시가 4일이나 쉬었던 점을 감안한 기용으로 보였다. 그러나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이날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다음 날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5-2로 앞선 9회 등판한 고바야시는 1사 후 연속 3안타를 두들겨 맞았다. 한 점을 추격당해 5-3이 되고 1사 주자 1, 2루. 홈런 한 방이면 역전도 가능한 위기가 닥치자 롯데 벤치는 하는 수 없이 고바야시를 빼고 야부타를 마운드에 올려 불을 꺼야 했다. 타자쪽은 어떨까. 기복이 많지 않은 플레이가 강점인 후쿠우라지만 이번 만큼은 1억 8000만 엔(약 18억원)의 연봉이 무색했다. 후쿠우라는 소프트뱅크와 4연전 동안 겨우 2안타(17타수)를 날리는데 그쳤다. 1할1푼8리의 타율이었고 타점도 2개에 불과했다. 또 한 명의 고액연봉자인 베니는 아예 모습조차 찾을 수 없었다. 올 시즌 부상에 시달리더니 후반기부터는 1군보다 2군에서 노는 날이 더 많을 정도다. 18일 세이부전을 마치고 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베니의 올해 연봉은 1억 3000만 엔(약 13억원). 사정이 이러니 이번 4연전에서 올 시즌 소프트뱅크전 첫 홈런도 치고 15타수 3안타(.200)를 기록한 이승엽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4연전이 시작되기 전 이승엽은 소프트뱅크전에서 50타수 7안타로 1할 4푼의 타율에 머물고 있었다. 최소한 4연전만 따지면 지난해부터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는 소프트뱅크전 1할대 타율 징크스에서도 벗어났고 무안타 경기도 하나밖에 없었다. 건곤일척의 승부일수록 스타급 선수들, 다시 말해 고액연봉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연들이 아무리 잘 해도 조연은 조연이다. 홍윤표 기자 chuam@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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