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씨름의 힘’으로 야수를 물리쳤다
OSEN U05000293 기자
발행 2005.09.23 21: 21

예상이 빗나갔다. 대부분의 격투기 팬들은 최홍만(25)과 밥 샙(31. 미국)의 격투기 K-1 맞대결이 KO로 결판날 것으로 점쳤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23일 밤 오사카돔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서 최홍만은 당초 밥 샙의 초반 공세를 피해 중반 이후에 승부를 걸 것으로 봤으나 오히려 공이 울리자마자 밥 샙의 주먹을 피하지 않고 맞받아치기로 전략을 짜 승기를 잡았다.
밥 샙과의 난타전에서 밀리지 않고 오히려 우위를 보이며 3라운드 25초께 스탠딩다운까지 뺏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구력이었다. 최홍만의 지구력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쌓아온 체력 훈련도 바탕이 됐겠지만 씨름으로 단련된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민속씨름 경기는 8강전부터 시작, 결승까지 올라갈 경우 하루에 4게임, 판수로 10판 정도 소화해야 하는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특히 결승전은 5판 다승제여서 지구력이 필수조건. 최홍만은 자신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217㎝의 장신 김영현(신창건설)과 결승전에서 만나면 최종 5판째까지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한 판당 경기제한 시간 2분을 버텨내는 요령이 몸에 배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3분 3라운드로 진행되는 K-1의 경기방식에 최홍만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적응한 셈이다. 이날 최홍만이 만약 이같은 지구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밥 샙의 무차별 공세에 무릎을 꿇었을 수도 있다.
밥 샙은 좌우연타와 로킥, 일발 KO를 노리는 오른손 롱훅 등을 어지럽게 구사했지만 지구력 싸움에서 최홍만에게 밀려 3라운드 들어서는 경기 도중 링 위에 가만히 서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별 이상한 친구도 다보겠다는 듯’최홍만을 경이로운 눈초리로 바라보기도 했다.
자신의 공포의 펀치가 상대방에게 먹히지 않자 거꾸로 지친 기색을 보인 것이다. 최홍만은 또 밥 샙의 공격에 몰려 휘청거릴 때마다 상대를 껴안으며 공세를 무디게하는 효과를 냈다. 이 역시 샅바를 매고 서로 붙잡은 상태에서 용을 써야하는 씨름의 방어술에서 터득한 재간이었다.
경기 전 “밥 샙은 매우 강하다. 최홍만이 잽을 잘 쓴다면 효과를 볼 것이다. 결국 영리한 사람이 이길 것”이라고 예언(?)한 레이 세포의 말대로 영리한 최홍만이 이겼다.
우직하게 직선 공격을 퍼부어대는 밥 샙을 잽으로 견제하면서 맞받아치기와 지구전을 병행한 최홍만의 작전의 위대한 승리였다.
☞최홍만 K-1 전적
3월19일 월드GP서울대회 1회전 와카쇼요(일본) 1회 1분40초 KO승
" " 준결승 아케보노(일본) 1회 42초 TKO승
" " 결승전 카오클라이(태국) 연장 3-0판정승
6월14일 월드GP히로시마대회 슈퍼파이트 톰 하워드(미국) 1회 2분 KO승
7월30일 월드GP하와이대회 슈퍼파이트 아케보노(일본) 1회 2분52초 TKO승
9월23일 월드GP 개막전 1회전 밥 샙(미국) 2-0 판정승
홍윤표 기자 chu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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