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곰돌이들의 막판 상승세가 무섭다. 여전히 SK에 반 게임 차 뒤진 3위지만 9월 들어 야구하는 걸 보면 SK는 물론 선두 삼성을 능가한다. 4강 중 맨 아래인 한화 김인식 감독은 지난 24일 SK전에 앞서 "(한화를 뺀 3개팀 중) 삼성이 가장 약한 것 아니냐"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올 시즌 기회 있을 때마다 "두산이 가장 전력이 좋다"고 말해온 김 감독은 "두산은 리오스 랜들 김명제에 이혜천도 가세할 것이고 SK도 1~2번(선발)이 좋아 두 팀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임 감독의 칭찬에 더욱 힘이라도 난 듯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도 또 한 번 무섭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 시즌 최종 18차전에서 두산은 선발 김명제가 7이닝을 4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타자들이 홈런 3방 등 17안타를 퍼부어 12-2 대승을 거뒀다. 바르가스-임창용-김덕윤으로 이어진 투수들 중 최소한 한 명은 한국시리즈에서 거들어 주기를 바라고 있는 삼성으로선 승패가 의미없는 경기였어도 충격적인 대패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9월 들어 9승 4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후반기의 팀' SK(7승 4패)와 5할 승부에 급급한 선두 삼성(8승 7패)보다 막판 기세에서 훨씬 앞서있다. 나머지 3개 팀들이 두산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단순히 많이 이겨서만은 아니다. 김인식 감독의 지적대로 포스트시즌 승리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1-2-3선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리오스-랜들-김명제로 이어지는 두산 1~3선발의 8월 이후 성적은 경이적이다. 에이스 리오스가 7승 1패 방어율 1.44를 기록 중이고 리오스의 가세로 덩달아 살아난 랜들은 8차례 선발에서 4승 무패, 방어율 2.36을 달리고 있다. 10경기에서 3승 무패를 기록 중인 김명제까지 3명의 투수가 27차례 등판에서 14승 1패, 방어율 2.06을 합작하고 있다. 타자들이 경기당 3점만 따내면 승산이 있으니 이기지 않을 도리가 없다. 김동주가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는 두산은 늘 방망이가 문제였지만 타선도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 홍성흔이 지난 여름의 부진을 완전히 털고 3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데다 김창희 홍원기도 하위타선에서 연일 한 방씩 날리고 있다. 24일 삼성전에서 선제 투런홈런을 날린 홍원기나 지난 22일 SK와 '빅 매치'에서 스리런 아치를 그린 김창희나 9월 들어선 상위타선 뺨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창희와 홍원기의 최근 맹타를 하위타자들의 반짝 상승세로 봐선 곤란하다. 김창희는 해태가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97년 주전 중견수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누빈 타이거즈 혈통의 '적자'다. 김창희는 지난해 기아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손을 다쳐 삼성과 플레이오프를 뛰지 못한 아쉬움을 1년 동안 가슴에 담아두고 있었다. 홍원기도 올 시즌 2할대 초반 빈타에 허덕여왔지만 두산이 우승한 지난 2001년 포스트시즌에서 펄펄 나는 등 막판에 강해 '가을 사나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돼 독을 품고 가을 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9월 들어 두산의 팀 타율은 13경기 2할8푼1리로 삼성(.278) 한화(.278) SK(.250)를 능가하고 있다. 투타 모두에서 막판 상승세를 탄 두산은 신바람이 났지만 나머지 세 팀은 경계의 눈초리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지난 22일 SK와의 '빅 매치'서 6-0 완승을 거두고 좋아하는 두산 선수들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