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김선우 대신 선택한 선수에게도 독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9.27 09: 49

"올 시즌은 시간 낭비였다. 트리플A나 더블A에서 뛴 것만 못했다". 김선우(28.콜로라도)에게 "저게 메이저리그 투수냐"고 모진 말을 서슴지 않던 프랭크 로빈슨(70)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이 김선우 대신 선택한 선수에게도 독설을 퍼부었다. 27일(한국시간) 워싱턴 지역 신문들에 따르면 로빈슨 감독은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한 내야수 토니 블랑코에게 "트리플A나 더블A에서 뛰었더라면 차라리 더 좋을 뻔했다. 메이저리그에선 거의 아무 것도 이뤄내지 못했다"며 "올 시즌 전체가 시간 낭비였다"고 극언을 했다. 블랑코는 지난 8월초 워싱턴 구단과 로빈슨 감독이 김선우 대신 선택한 선수다. 워싱턴이 지난해 12월 룰5 드래프트에서 지명해 신시내티에서 데려온 블랑코는 지난 7월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가 8월초 복귀하게 됐다. 룰5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는 25인 로스터에 올라있지 않을 경우 원 소속팀에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워싱턴 구단은 기존의 25명 중 한 명을 빼내야 했다. 선택의 기로에서 워싱턴과 로빈슨은 김선우를 골랐고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는 김선우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기 위해 웨이버의 일종인 '아웃라이트 웨이버' 공시를 했다. 이를 콜로라도가 재빨리 낚아채 김선우를 자기 선수로 만든 것이다. 웨이버는 팀 승률 역순으로 하위팀부터 우선 순위가 있다. 워싱턴과 로빈슨 감독으로선 반드시 김선우를 다른 팀으로 보낼 뜻은 아니었더라도 웨이버 공시한 순간 '미필적 고의'는 충분했던 셈이다. 하지만 김선우를 버리고 택한 블랑코는 그 뒤로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56경기에 대타 대수비로 들락거리며 겨우 1할7푼7리의 타율에 최근에는 23타수 무안타로 김선우가 떠난 뒤 단 1안타도 때리지 못하고 있다. 불과 62타석에서 삼진을 19개나 당할 만큼 대책없이 방망이를 휘두른 결과다. 이에 대해 로빈슨 감독은 "트리플A나 더블A에 있어야 할 선수다. 그곳에서 타격이 무엇인지에 대해 눈을 뜰 필요가 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블랑코를 택하느라 버린 김선우에 대한 언급은 물론 없었다. 그가 냉정히 쳐낸 김선우는 지난 2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쿠어스필드 사상 13번째 완봉승을 따내는 등 콜로라도 이적 후 5승 무패, 방어율 3.35를 기록하고 있다. 블랑코에게 퍼부은 말들을 보면 로빈슨 감독이 비단 김선우에게만 가혹했던 게 아니라 거칠게 선수들을 밀어붙이는 게 그의 '지도 방식'임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하지만 로빈슨 같은 맹장(猛將)이 모든 팀, 모든 선수에게 맞는 건 아니다. 김선우이 워싱턴을 탈출한 건 다시 봐도 행운이었던 것 같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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