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기상도'가 바뀌고 있다. 자고 나면 바뀔 수 있는 게 선수들의 컨디션이고 팀 전력이지만 포스트시즌 시작을 불과 4일 남겨둔 현재까지도 삼성 SK 두산 한화 4강 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직행을 다투고 있는 SK와 두산은 막판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SK의 타격 슬럼프 탈출이 주목된다. 이진영 이호준 박경완 등 8월부터 침체 기미를 보여온 SK 타자들은 이달 들어 슬럼프가 본격화됐지만 최근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진영 이호준이 지난 24~25일 경기에서 연이틀 홈런을 날리고 박경완도 홈런성 2루타를 터뜨리는 등 타선 전체가 활기를 되찾았다. 허리와 무릎 통증으로 휴식을 취하며 플레이오프를 대비하고 있는 주포 김재현도 25일 LG전에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치며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마운드도 베테랑 김원형과 6년차지만 풀타임 선발이 처음인 신승현이 막판까지 체력과 정신력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투타 모두 때맞춰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태균 김민재 정경배 박재홍 등 베테랑으로 짜인 내외야 수비가 8개팀 최고 수준임을 감안하면 공수에서 SK는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 같다. 9월 승률 1위팀 두산은 리오스-랜들-김명제의 안정된 1~3선발진에 곧 이혜천까지 가세할 예정이어서 탄탄한 마운드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피로 누적으로 인한 허리 통증으로 지난 11일 엔트리에서 빠진 이혜천은 25일 LG와 2군 연습경기 등판에서 3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 복귀 채비를 마쳤다. 리오스-랜들-김명제가 8월부터 두달간 14승 1패, 합작 방어율 2.06으로 완벽에 가까웠던 점을 감안하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상대할 타자들이 갑갑하게 됐다. 주포 김동주가 빠져있지만 홍성흔이 9월 타율 3할4푼8리로 완전히 살아난 데다 김창희 홍원기 등 하위 타선도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어 SK와 마찬가지로 투타 모두에서 막판 오르막에 접어들었다. 반면 선두 삼성과 4위 한화는 별다른 호재가 없다. 한화는 중간계투에서 거들어주길 기대했던 정민철이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데다 불펜에서 한 몫 해온 조성민도 갈수록 한계를 드러내 불펜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어깨 통증으로 꼬박 한 달을 쉬고 돌아온 지연규가 어느 정도 해줄지가 관건이다. 문동환-송진우 원투펀치의 어깨가 무거운 건 물론이지만 그보다는 팀 컬러대로 화끈한 공격전을 펼치는 게 한화의 살길이다. 이달 초 마산 원정에서 심한 설사병에 걸린 뒤 내리막을 탄 이도형이 기운을 차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은 불안한 선발과 튼튼한 불펜의 다리를 놓을 비장의 카드로 내심 임창용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임창용이 지난 24일 두산전에서 난타(2⅓ 4피안타 3실점)를 당함에 따라 사실상 물건너갔다. 바르가스-하리칼라-임동규-전병호 등 배영수를 제외한 4명의 선발투수들이 9월 들어 12차례 선발 등판 중 5회를 넘긴 경기가 단 4번밖에 없어 불안하기 그지없다. 다음달 15일까지 장장 20일이 넘는 휴식기 동안 선발 투수들을 되살려놓겠다고 선동렬 감독이 이미 공언한 상태다. 20일의 공백은 삼성에게 또다른 도전이다. 올 시즌 심한 기복을 보여온 삼성 타선이 20일의 실전 공백에도 날카로움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과거 해태가 강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도 최상의 경기 감각을 지켜낼 줄 알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준플레이오프까지 5전3선승제로 늘어 삼성이 기다리는 시간이 유독 길다. 중요한 건 준플레이오프에서 플레이오프에서, 그리고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 어떤 컨디션을 보이느냐다. 승부는 지금부터라는 말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