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꼬였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2시간이 넘게 게임이 지연돼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다. 게다가 동료들은 공수에서 보탬을 주지 않은 채 힘들게 만들었다. 27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맞아 시즌 8승에 재도전했던 '나이스 가이' 서재응(28.뉴욕 메츠)의 이야기다. 경기가 열린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는 이날 비가 내려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가 없었다. 무려 3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은 그야말로 악전고투했다. 평소보다 컨트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첫 타자 지미 롤린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는 등 1회에만 3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서재응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내부의 적'이었다. 메츠 타자들은 공격에서는 상대 선발투수 브렛 마이어스의 완급 조절투에 맥을 못추며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기 일쑤였다. 2회 마이크 제이콥스가 솔로 홈런을 터트리기는 했지만 5회까지 마이어스에게 무려 7개의 삼진을 당했다. 모두가 일발장타를 의식한 큰 스윙으로 마이어스의 투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메츠 야수들은 수비에서도 서재응을 도와주지 않았다. 지난 등판에 이어 또다시 호흡을 맞춘 안방마님 마이크 피아자는 이날도 2개의 도루를 허용하면서 서재응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헌납했다. 필라델피아의 발빠른 주자인 케니 로프턴은 2회 피아자를 상대로 간단히 2루를 훔친 데 이어 5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 득점을 올렸다. 5회 도루 때 피아자가 서재응의 직구를 받아 재빨리 2루로 송구했지만 원바운드로 들어가면서 로프턴은 가볍게 2루에 도착했다. 피아자의 형편없는 어깨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2회에는 유격수 호세 레예스가 케니 로프턴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범하는 등 서재응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 실책은 점수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서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서재응을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레이스에서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필라델피아 타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서재응에게 덤벼든 반면 시즌 막판 목표가 없는 메츠 타자들은 맥없는 공격을 펼쳤다. 서재응에게 이날은 궂은 날씨와 허약한 야수들의 지원속에 마운드를 홀로 지킨 '내우외환'의 날이었다. 윌리 랜돌프 메츠 감독도 서재응이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 힘든 경기를 펼치자 6회 선두타자 라이언 하워드에게 안타를 맞자 투구수가 불과 72개(스트라이크 44개)에 불과했음에도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오게 했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