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코칭스태프로 선임된 홍명보(36) 코치가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 좋지않은 결과가 발생해 선수시절의 명예가 한순간에 무너지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홍명보 코치는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시기에 가시밭길을 가게 됐는데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미래 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내년 월드컵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수시절에 쌓은 내 명예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코치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축구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카드'로 난국을 타개하려는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메일을 통해 내 이름을 거론했기 때문에 코치직을 수락했다"며 "축구협회가 코치직을 제의했다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자격도 되지 않는 상태인데 논란 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대표팀을 지도하려면 1급 지도자 자격증이 있어야 하나 홍 코치는 아직 2급 자격증만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홍명보 코치와의 일문일답. - 코치직을 맡으면서 지도자로서 기회를 맡게 됐는데 소감은. ▲ 한국축구가 많이 어려운 상태에서 이런 직책을 맡게 되어 책임감이 앞선다. 대표팀을 맡게 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처음에 코치직을 수락할 때 기회라고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라는 세계적인 지도자 밑에서 월드컵을 준비해나가는 과정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기회다. - 대표팀에서 맡게 될 역할은. ▲ 아드보카트 감독이 구체적인 역할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당시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 지금도 있는 만큼 베테랑과 경험이 없는 신인들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선수단 분위기가 새롭게 바뀌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생각되는데 내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안정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 어떻게 코치생활을 해나갈 것인지. 그리고 가시밭길이 예상되는데 부담은 없는지. ▲ 일단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에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한다.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을 믿고 대해야 하하고 선수들 역시 코칭스태프를 믿고 따라줘야만 한다.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이러한 유대감을 키워나가겠다. 처음에 주위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되는데 구태여 코치를 맡으려고 하느냐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내년 월드컵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선수시절 명예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나는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면 코치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 현재 대표팀에서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의기소침해 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떤 주문을 한다기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급선무다. 선수들이 분발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 대표팀 수비 문제가 언제나 거론되고 있는데. ▲ 수비는 무엇보다도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 수비는 수비수만의 몫이 아니라 공격이 끝나는 시점에서 공격수들부터 수비에 적극 가담해야만 한다. 지난 월드컵 때는 핌 베어벡 코치가 이런 부분을 잘 지도해줬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됐는데 대표팀 감독 욕심은 없는가. ▲ 코치직도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대표팀 감독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단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 황선홍 전남 코치와 함께 대표팀 코치로 거론되기도 했는데. ▲ 맨 처음 언론에서 나와 황선홍 코치가 거론됐을 때 전화로 나는 절대로 코치를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맡고 보니 제일 먼저 황 코치가 가장 마음에 걸리고 미안했다. 물론 황 코치를 제치고 대표팀을 맡게 됐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어제 먼저 황 코치가 내게 전화를 해주고 이해를 해줘서 고마웠다. - 최근 비난을 받고 있는 협회가 홍명보 코치를 '방패막이'로 내세웠다는 주위 시선도 있다. ▲ 나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것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나를 직접 지목했기 때문에 코치를 수락한 것이다. 자격증 논란이 있는 것도 아는데 내가 구태여 그런 것에 휘말릴 필요가 있나. 나는 절대로 그렇게는 안한다. 만약에 협회에서 하라고 시켰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상현 기자 tankpark@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