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감독, '두 김 씨가 있어 행복하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9.27 16: 20

클린트 허들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은 보기와는 달리 변덕이 심한 사람이다. 좋을 때는 한없이 좋은 말들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냉정할 때는 딱딱하기 이를 데 없다. 5인 선발 로테이션에 한국인 투수들(김선우와 김병현)을 2명이나 보유하고 있는 허들 감독은 요즘 연신 싱글벙글이다. 김선우와 김병현이 시즌 막판 콜로라도 선발진의 주축으로 연일 호투하며 맹활약,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어 감독으로서 행복한 것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과는 멀어진 콜로라도이지만 허들 감독은 최근 한국인 두 김씨 투수들의 선발 활약에 고무돼 있다. 허들 감독은 얼마 전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를 마친 후 클럽하우스에서 나란히 붙어 서있는 김선우와 김병현에게 살갑게 다가와서는 "이봐 써니, 빅리그에 한국인 선수 2명이 한 팀에서 선발 투수로 뛴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선우가 "아마도 우리가 처음인 것 같다"고 대답하자 어깨를 으쓱거리며 “거봐, 내가 대단한 감독이잖아. 한국인 투수 2명을 선발진에 데리고 있는 감독은 내가 처음이잖아”라며 기뻐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허들 감독은 이어 "그런데 2명의 김 씨들 때문에 어떤 날은 가슴이 시원하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골치가 지끈거린다"는 말과 함께 제스처를 취해 보이며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병현이 한국말로 기자에게 "미국 사람들도 똑같아요. 좋을 때는 한없이 좋지만 못하면 냉정해요"라며 한마디를 거들었다. 사실 허들 감독은 김병현이 불펜에서 헤맬 때는 방출을 통보하기도 했다가 선발로 전환해서 호투하면서 '팀에 꼭 필요한 투수'라며 태도가 돌변하는 등 일관된 행동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2명의 한국인 선발 투수를 데리고 있어 기쁘다'는 허들 감독의 호들갑에 김선우는 "감독님도 한국 사람인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국인 선발투수들인 김선우와 김병현이 연일 쾌투하자 내년 시즌에도 둘을 한꺼번에 데리고 가고 싶은 콜로라도 코칭스태프의 심정을 대변하는 한 단면이다. 허들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 나가는 김병현에 대해서도 '내년에도 콜로라도 선발진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는 등 빅리그 'A급 선발 투수'로서 완전히 자리를 굳힌 김선우와 김병현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허들 감독의 바람대로 과연 내년 시즌에도 김선우와 김병현이 콜로라도 선발진에서 함께 하며 빅리그를 호령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