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가 지난 28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사우디 아라비아 알 이티하드와의 200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0-5로 지면서 다시 '5-0 징크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부산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에는 득점없이 비겼으나 알 이티하드의 무서운 공격력에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후반에만 다섯 골을 내줘 완패를 당했다.
특히 알 이티하드는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성남 일화를 상대로 홈 1차전에서 1-3으로 졌으나 원정 2차전을 5-0으로 이겨 정상에 오르며 결국은 차경복 감독의 사퇴까지 불렀던 팀. 그런 알 이티하드에게 지난해 FA(축구협회)컵 우승팀인 부산마저 홈에서 0-5 참패의 수모를 겪고 말았다.
이처럼 한국축구와 '5-0' 사이에는 질긴 악연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1998년 6월 20일 프랑스 마르세유의 벨로드롬 스타디움에서 가졌던 네덜란드와의 98 프랑스 월드컵 조 예선일 것이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에게 0-5 참패를 당했던 한국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차범근 감독이 경질되기도 했다.
또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5-0'과의 질긴 악연은 두 번이나 있었다. 지난 2001년 5월 30일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프랑스와의 한일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0-5로 진 뒤 같은 해 8월 15일 체코 브르노에서 가졌던 체코와의 친선 A매치에서도 0-5로 졌다. 이 때문에 한국팀에게 0-5의 기록을 세 번이나 안긴 히딩크 감독에게 한때 '오대영'이라는 별명까지 붙기도 했다.
그러나 '5-0'의 역사는 38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967년 11월 14일 하노이(당시 사이공)에서 열렸던 베트남 독립기념배 대회에 참가했던 한국이 바로 호주에게 졌던 기록이 바로 0-5였다.
한편 '5-0'은 아니지만 5점을 내주고 진 경기도 꽤 있다. 한국은 지난 1984년 4월 24일에 가졌던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LA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4-5로 무릎을 꿇었고 1961년 10월 8일 칠레 월드컵 예선에서 유고에게 1-5로 진 바 있다.
이밖에 성인 무대에서 한국의 참패 역사를 보면 아주 오랜 얘기지만 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각각 헝가리와 터키에 당한 0-9, 0-7 기록이 있고 아시아권에서는 지난 1996년 12월 16일 아시안컵에서 이란에게 당한 2-6 패배도 있다.
박상현 기자 tankpark@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