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아쉬움'. SK 와이번스 간판타자 김재현(30)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응어리의 정체다. SK는 지난 28일 2005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LG에 지는 바람에 두산에 뒤집기 당해 3위로 내려앉았다. 경기 직후 SK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덕아웃에서 저마다 착잡한 감회에 사로잡혔다. 그 가운데서도 김재현의 아쉬움은 누구보다도 컸다. 2-3으로 뒤지고 있던 9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잘 맞은 2루타성 타구가 좌익수에게 잡혀 허탈감이 더했을 터였다. 김재현은 올해 난생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따냈다. 바로 출루율(.445)이다. 고교(신일고)를 마치고 곧바로 프로무대에 몸을 실었던 김재현은 1994년 데뷔 시즌서 20(21홈런)-20(21도루)을 달성하는 등 호타준족의 이미지를 심어줬으나 그 동안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못했다. 그의 아쉬움은 특히 시즌 내내 리딩히터 자리를 지키다가 막판에 뒷심이 달려 LG 이병규(31. 3할3푼7리)에게 앞지르기를 허용한 데서 비롯됐다. 타격 4위(.315)로 시즌을 마감한 김재현은 출루율 타이틀이 성에 차지 않는 듯 “타격왕을 놓쳐 출루율 1위는 별로 의미가 없다. 그 게 실력”이라고 다소 자조적인 어투로 말했다. 김재현은 “사실 타격왕 욕심이 있었는데 이젠 물건너 갔다. 하지만 올해 열심히 한 만큼 후회는 없다”면서 “팀 우승으로 위안을 삼겠다”고 각오를 새로이 했다. 자신의 업적을 낮추어 말하긴 했지만 실제 김재현의 성적표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이적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눈부시다. 출루율과 타율 외에 타점 6위(77개), 장타율 6위(.500), 126안타, 19홈런 등으로 짭짤하다. LG에서 SK로 이적해 온 첫 해 김재현은 팀의 중심타자 노릇을 훌륭히 해냈다. 출루율이 하나의 지표다. 김재현은 올 시즌 8개구단 타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96사사구를 기록했다. 120게임에 나간 김재현은 16개의 공을 몸에 얻어맞았고 80볼넷 가운데 10개가 고의 볼넷이었다. 상대 투수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았다는 반증이다. 시즌 초ㆍ중반 박재홍 이호준 이진영이 부상 등으로 제 몫을 못해줄 때 김재현은 ‘나홀로, 온몸으로’으로 팀 타선을 이끌다시피 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김재현은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결국 과도한 부담이 그의 타격감을 흐트러뜨려 시즌 막판에 악재로 작용했다. 김재현은 28일 시즌 최종전에서 안타 생산에는 실패했지만 두 개의 직선 타구를 날려 타격감이 회복됐음을 알렸다.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에오프서 김재현의 방망이가 어떻게 가동되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될 공산이 크다. 홍윤표 기자 chuam@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