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승부의 향방을 가를 1차전 선발 투수로 김인식 한화 감독은 에이스 문동환(33)을, 조범현 SK 감독은 김원형(33) 대신 채병룡(23)을 내세웠다. 두 감독 모두 최선의 선택을 했다. SK 선발진 중엔 신승현이 한화전 3승 무패, 방어율 0.64로 단연 가장 강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인 지난 28일 LG전에서 5이닝을 던져 1차전에 던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에이스 김원형이 중책을 맞는 게 정상일 수 있지만 30대 중반인 김원형을 5전 3선승으로 늘어난 준PO 1차전부터 내세울 경우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까지 긴 승부를 장담할 수가 없다. 채병룡이 포스트시즌 무패 투수라는 점도 선택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조범현 감독은 "2003년에 채병룡이 포스트시즌에서 던져봤는데 그때 위축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있었다면 1차전 선발로 과감하게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0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2승, 플레이오프에서 기아를 3승으로 완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기다리고 있던 현대에게 3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데뷔 2년차이던 채병룡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기아 타선을 막아내 승리 투수가 됐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과 6차전에 선발 등판, 14⅔이닝 3실점(2자책)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채병룡은 6차전에서만 승리투수가 됐지만 그가 등판한 3,6차전에서 SK는 모두 승리를 따냈다. 반면 한화 문동환은 포스트시즌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문동환은 고 김명성 감독이 롯데를 이끌던 지난 1999년 유일하게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올랐지만 삼성과 플레이오프, 한화와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거두지 못하고 5차례 등판에서 2패만 안았다. 그 뒤로 6년간 문동환은 가을 무대에 나서지 못해 포스트시즌 방어율 7.94를 낮출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으로선 포스트시즌에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문동환 대신 경험많은 송진우를 앞세울 수도 있었겠지만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한화 역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까지 내달리려면 송진우보다는 힘있는 문동환이 앞장을 서야 한다. 특히 불펜에 취약점이 있는 한화로선 페넌트레이스 내내 5이닝-100개 남짓으로 조절을 해온 송진우보다는 23차례 등판에서 173⅔이닝을 던져 꼬박 7이닝 가까이씩 던진 문동환이 1차전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05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지장과 덕장으로 꼽혀온 조범현 감독과 김인식 감독은 포스트시즌 전체 승부를 가를 수도 있는 준PO 1차전 선발 투수를 고르는 데도 무리 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내용있고 알찬 승부가 기대된다. 인천=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