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의 '결단' 과 조범현의 '선택'의 결과는?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01 10: 24

이젠 플레이오프가 아니면 만나지 못할 사이가 된 김경문(47) 두산 감독과 조범현(45) SK 감독.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놓고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사투를 벌였던 두 사령탑은 엇갈린 길 만큼이나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먼저 김경문 감독. 지난달 28일 기아와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을 1시간 여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준플레이오프 출전선수 명단에서 김 감독은 공언한 대로 김동주와 이혜천을 제외시켰다. 김동주는 손목, 이혜천은 허리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지만 투타의 축인 두 선수를 다 빼고 간다는 건 웬만한 강심장으로는 내리기 힘든 도박이었다. 배수진을 치고 들어간 김 감독은 결국 이날 기아를 꺾어 LG에 발목이 잡힌 SK를 제치고 플레이오프 직행의 뜻을 이뤘다.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두산 선수들은 2위가 확정되자 환호했지만 그들의 표정엔 묘한 긴장이 감돌았다. '고참이라도 몸 상태가 안 되면 가차 없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진 김 감독은 경기후 "힘들게 밀어붙였는데 잘 참아준 고참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사력을 다해 이긴 이날까지 막판 6연승으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두산 선수들은 활을 놓기 전 시위가 끊어지도록 화살을 당기는 김 감독의 '통치 스타일'을 분명히 접수한 듯하다. 마지막 사냥감(한국시리즈 우승)을 쏘아 쓰러뜨리기 전까지 줄을 끊어뜨리지 않고 팽팽함을 유지하는 건 오로지 김 감독의 몫이다. 마지막 날 3위로 미끄러져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 조범현 감독. 역시 같은 날 제출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엔 정규 시즌 막판 가세한 채종범과 함께 베테랑 김기태의 이름을 적어넣었다. 6월 중순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기태는 꼬박 석 달을 쉬고 지난 23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복귀 후 경기 출장도 두 타석(1안타)이 전부다. 김기태의 가세로 SK는 26명 엔트리중 신인이 한 명도 없게 됐다. 조범현 감독은 1차전 하루 전 공동 인터뷰에서 "리더십이 좋은 김기태가 선발 출장은 안하더라도 뒤에서 후배들에게 조언해주는 게 힘이 될 것"이라고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야구뿐 아니라 모든 단체 스포츠에서 지도자들이 베테랑들에게 기대하는 바 그대로다. 김경문 감독과 조범현 감독의 일련의 결단 그 중심엔 베테랑이 있다. 김 감독은 베테랑을 강하게 밀어붙임으로써 젊은 선수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려 하고 조 감독은 베테랑이 승리의 전령사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둘의 접근 방법은 다르지만 목표는 하나, 승리다. 과정을 떠나 최후에 웃는 자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게 승부 세계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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