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수렁'에서 시작해 재기한 2005시즌 마감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01 10: 54

"정말 한심한 처지에서 시작해 이 정도까지 온 것만해도 대성공이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김병현(26)이 지난 8월 선발로 전환해 빅리그의 A급 선발감으로 인정받은 뒤 내년 시즌을 전망하는 물음에 답한 말이다. 김병현은 시즌 최종 등판인 1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서 5⅔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선발투수로서 무난한 투구를 펼치며 다사다난했던 2005시즌을 마쳤다. 사실 김병현의 올 시즌 출발은 험난했다. 지난 2년간 부상 후유증으로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부진의 늪에서 헤매는 바람에 시즌 개막 직전인 3월 31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헐값에 콜로라도 로키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한마디로 2년간 1000만달러의 특급 몸값을 지불하며 투자했던 보스턴이 스프링캠프에서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내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의기소침해서 찾아온 콜로라도에서도 출발은 신통치 않았다.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였던 4월 2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구원 등판했다가 겨우 한 타자만을 잡은 채 홈런 2방 포함 6피안타 8실점(6자책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빅리그 특급 마무리의 솜씨를 재현하기를 기대했던 콜로라도 구단은 시즌 초반에는 불펜투수로 활용하며 재기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구위가 살아나지 못한 김병현은 깔끔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한 채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반전의 기회가 5월 들어 찾아왔다. 선발진에 부상으로 구멍이 생기면서 김병현이 고대했던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숀 차콘의 부상으로 얻은 5월 1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첫 선발 등판서 5이닝 1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으며 선발 전환의 기회를 잡았다. 2번째 선발 등판인 5월 29일 시카고전서는 5회까지 잘 던지다 6회 홈런포를 허용하며 5이닝 5실점한 뒤 불펜으로 다시 돌아가며 또 부진에 빠졌다. 그러자 콜로라도 코칭스태프는 김병현을 방출하려고 나섰기도 했다. 하지만 방출 통보를 하자마자 선발진에 부상자가 생겨났고 콜로라도 구단은 김병현을 다시 붙잡았다. 보따리를 싸려다 선발 등판기회를 다시 잡은 김병현은 6월 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것을 시작으로 선발로 연일 쾌투하며 '선발투수로서 성공일기'를 써내려갔다. 9월초 엉덩이 부상으로 선발 등판을 한 번 거른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호투했다. 시즌 성적은 5승 12패, 방어율 4.86으로 평범하지만 선발로 22번 나가서 15차례를 3실점 이하로 막아내며 빅리그 어느 팀에 가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을 수 있는 선발투수감임을 증명했다. 시즌 종료와 함께 프리 에이전트가 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재계약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인 가운데 김병현에게 2005시즌은 빅리그에서 선발투수로서 자리를 잡은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병현 자신의 말처럼 '조금만 더 보완하면' 빅리그를 호령할 특급 선발로 자리매김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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