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번트에 대한 논쟁은 끝이 없다. 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1차전도 그 끝없는 논쟁을 이어가기에 충분했다. 전날 김인식 조범현 감독이 공동 인터뷰에서 선언했듯 한화와 SK 모두 선취점을 얻기 위해 초반부터 번트를 댔다. 차이라면 다음 타자들이 적시타가 터졌냐 아니냐 정도였다. 1회초 한화는 톱타자 조원우가 우전안타를 터뜨리자 보내기 번트로 2루로 보낸 뒤 제이 데이비스의 2루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3회 다시 조원우의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선 고동진이 2구에 번트를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강공으로 밀어붙였지만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3회말엔 SK가 번트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태균이 볼넷을 골라 나간 뒤 김민재가 초구에 번트 파울을 낸 뒤 2구째 1루앞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1사 2루에서 박재홍의 잘 맞은 타구가 달려드는 데이비스의 글러브에 빨려들었고 이진영이 내야땅볼로 물러나 기회는 물거품이 됐다. 롯데 시절 팀 동료이기도 했던 김민재는 올 시즌 SK 타자들 중 한화 선발 문동환에게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저 잘 친 정도가 아니라 15타수 7안타, 4할6푼7리로 문동환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신바람을 냈다. 조범현 감독은 그러나 김민재 타석에서 맞은 이날 경기의 첫 번째 번트 기회에서 주저없이 보내기를 선택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오늘 타순은 박재홍과 이진영에 포인트가 있었다. 한 점보다는 두세 점을 낼 수 있다고 나름대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번트는 소극적인 아웃카운트 버리기가 아니라 가장 적극적인 공격이라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 결과는 SK에 불운하게 나타났다. 보내기 뒤에 적시타는 터지지 않았고 문동환은 SK 타자 중 상대하기 가장 갑갑한 난적 김민재와 첫 대면을 수월하게 넘기면서 순항하기 시작했다. 누구도 조범현 감독의 보내기 번트가 패착이었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김민재의 보내기 번트가 이날 1차전의 숨은 고비가 됐음은 분명하다. 인천=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