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맥이 빠진 등판인지도 몰랐다. 샌디에이고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뒤에나 선발 기회가 다시 돌아왔고 그것도 에이스 제이크 피비의 땜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찬호는 2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전에서 혼신을 다해 던졌고 샌디에이고로 옮긴 뒤 최다이닝(6⅓)을 소화했다. 투구수 105개도 이적 후 최다였다. 1-1 동점이던 6회 1사 1,2루에서 브루스 보치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엔 더 던지겠다는 의향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박찬호가 오래 던진 덕분에 승패를 떠나 샌디에이고는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불펜진에 보다 많은 휴식을 줄 수 있었다.
이날 박찬호는 볼넷을 4개 내줬고 스트라이크-볼넷 비율도 썩 좋진 않았다. 그러나 2회초 11개의 투구 중에 직구만 8개를 뿌릴 정도로 초반 힘 대 힘의 승부를 가져갔다. 그리고 중반 이후에는 직구와 커브, 슬러브를 섞는 완급 조절이 주효했다. 특히 브라이언 마이로를 연타석 삼진으로 잡아낼 때는 커브와 직구가 각각 74마일-91마일, 71마일-94마일로 속도 변화가 컸다.
그리고 4회 마이크 에드워즈를 상대할 때엔 이날 최저구속인 68마일짜리 슬로커브로 카운트를 잡아낸 다음에 92마일짜리 직구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팀 수비도 박찬호의 퀄리티 스타트를 도와줬다. 좌익수 라이언 클레스코가 1회초 다저스 선두타자 윌리 아이바의 2루타성 타구를 잡아준 걸 비롯 2회에는 중견수 브라이언 자일스가 무사 1루에서 마이크 에드워즈의 키를 넘어갈 듯한 플라이를 잡아줬다.
또 박찬호가 강판된 직후인 1사 2,3루에 등판한 헨슬리도 추가 실점을 막아 박찬호의 퀄리티 스타트를 도왔다. 6개의 안타, 4개의 볼넷을 내주고도 박찬호가 7회 원아웃까지 견뎌낼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펫코파크(샌디에이고)=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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