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윤길현(22)이어야 했을까.
3-3 동점이던 2005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3일 인천 문학구장). 7회 SK 선발 신승현이 첫 타자 조원우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자 조범현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갔다. 좌완 이승호로 투수교체였다. SK가 불펜이 풍부하고 다음 타순이 좌타자인 고동진, 데이비스였으므로 쉽게 수긍이 갔다.
이승호가 데이비스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루가 된 다음 이번에는 성준 코치가 올라갔다. 문학구장 외야 우측 불펜에서 걸어나온 선수는 윤길현이었다. SK는 앞선 1, 2차전에서 이런 경우 위재영을 기용했다. 위재영은 1차전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 동안 2피안타(볼넷 1개)로 1실점, 2차전에서는 7회 이승호가 데이비스 한 타자를 상대 한 뒤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안타 하나를 맞았어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투구수는 1차전이 31개, 2차전이 14개.
위재영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까닭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화는 김태균, 이도형이 차례로 등장하는 타순이었다. 김태균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위재영을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그 안타 하나가 바로 홈런이었다. 이도형 역시 위재영에게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상대전적은 김태균 2타수 무안타, 이도형은 2타수 1안타.
반면 윤길현은 시즌 때 김태균과 이도형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둘 다 4타수 무안타로 완벽하게 눌렸다. 김태균은 한 번, 이도형은 두 번이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SK 벤치에서는 이처럼 윤길현이 김태균, 이도형에게 완벽한 우위를 보인데다 위재영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이도형에게 맞은 안타 하나가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른 윤길현은 김태균에게 연속해서 볼 3개를 던진 끝에 결국 볼넷을 내줘 2사 1, 2루로 몰렸다. 김태균이 앞 타석까지 준플레이오프에서 10타수 1안타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점을 생각하면 적극적인 승부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결국 윤길현은 후속 이도형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3-4로 결승점을 빼앗긴 채 강판됐다.
맞대결 성적은 좋았지만 고졸 4년차 젊은 투수에게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 그것도 3-3 이라는 상황이 너무 부담이 됐던 것 같다. 윤길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위재영이 2사 1, 2루의 불을 잘 끈 것을 생각하면 SK로선 너무 아까운 장면이었다.
인천=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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