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 한화전 3승 무패, 방어율 0.64을 기록한 '독수리 킬러' 신승현과 신승현을 상대로 홈런 한 방 등 11타수 5안타, 타율 4할5푼5리의 맹타를 터뜨린 신승현의 천적 김태균. 준플레이오프 3차전의 승부가 둘간의 대결에서 갈릴 지도 모른다는 전망은 상식적이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김태균은 아니었다. 김태균은 3타수 무안타로 2차전에 이어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승부는 김태균과 상관 없지 않았다. SK가 2-1 한점차로 앞서던 5회 신승현은 1사후에 고동진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데이비스와 맞닥뜨렸다. 초구, 2구가 연속 볼이 돼 볼 카운트 1-3에 몰리자 관중들의 시선은 두 곳으로 나뉘어졌다. 타석의 데이비스와 대기 타석의 김태균. 신승현은 둘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페넌트레이스 맞대결 성적인 '매치업'을 감안하면 당연히 데이비스겠지만 문제는 김태균이 준플레이오프 들어 SK 투수들의 집중 견제로 타격감이 형편없다는 사실이었다. 6개월 전부터 쌓여온 데이터와 최근 몇 경기의 현실 사이에서 신승현-박경완 배터리는 데이비스를 택했다. 덕아웃에서 지켜본 1,2차전 김태균의 부진보다는 김태균에게 호되게 당했던 몇달 전 기억이 둘의 머릿속엔 더 강하게 자리하고 있었을까.
5구째 신승현은 커브로 승부를 걸었지만 가운데로 몰리면서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김태균이 초구에 3루앞 땅볼로 물러난 건 지나친 결과론이지만 데이비스와 좀더 까다롭게 승부하지 못한 건 SK로선 아쉬운 대목이었다.
SK는 신승현이 물러난 뒤로도 김태균을 피해가다 또 한번 결정타를 맞았다. 3-3 동점이 된 7회 2사후에 이승호가 데이비스에게 안타를 맞은 뒤 등판한 윤길현이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줘 데이비스를 2루까지 보냈다. 이어 이도형의 빗맞은 안타가 터져나와 데이비스가 홈을 밟았다.
SK로선 지독한 불운이었다. 한화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신승현에게 고전한 기억 때문에 초반 고전했다면 SK 역시 페넌트레이스에서 봤던 '강한' 김태균에 대한 기억에 집착한 게 패인이 됐다.
인천=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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