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조범현 감독 등 SK 관계자들의 시선은 온통 이호준(29)에게로 쏠렸다. 이틀 전인 지난 3차전에서 홈런 등 4안타를 몰아친 이호준은 투수 견제구 때 황급히 1루로 돌아가다 오른 무릎을 심하게 다친 터였다. 조 감독은 라커룸에서 이호준과 따로 면담을 가진 뒤에야 선발 라인업 5번 자리에 '3(1루수) 이호준'을 적어넣었다. 전날 무릎에 고인 피를 빼낸 이호준은 경기전 "(지명타자로 나가) 수비는 안 하겠면 안 되겠냐"고 할 만큼 아픔이 심했지만 타석에 서자 달라졌다. 5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이호준은 2회 무사 2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문동환을 상대로 백스크린 왼쪽을 넘어가는 대형 2점 홈런을 터뜨려 4-1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호준은 2차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SK는 2승 2패로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갔다. 1988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무릎 부상에도 대타 끝내기 홈런을 친 커크 깁슨(LA 다저스) 같았다. 깁슨처럼 홈런을 치고 절룩이며 베이스를 돈 이호준은 4회 두번째 타석에선 아픈 무릎 때문에 추가 득점을 놓쳤다. SK가 3회 김민재의 3루타로 한 점을 더 뽑아 3-0으로 앞서던 4회 선두타자로 2루타를 치고 나간 이호준은 박경완의 중전안타가 터져나왔지만 이호준은 3루까지 밖에 뛸 수 없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선 넬슨 크루즈가 이호준의 아픈 다리를 대신했다.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에 첫 등판한 크루즈는 5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물러날 때까지 한번도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이호준이 만든 리드를 지켜냈다. 4회 김태균 이도형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무사 1,3루에 몰렸지만 내야땅볼로 한 점만 내주고 막아냈다. 5회엔 2사 후에 몸에 맞는 공에 이어 데이비스에게 안타를 맞아 다시 한번 1,3루를 내줬지만 김태균을 3루앞 땅볼로 잡아내 위기를 탈출했다.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올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투수 첫 승을 따낸 크루즈는 정규시즌 막판 7연승 뒤 4연패의 부진을 보인 자신을 믿고 4인 선발을 밀어붙인 조범현 감독에게 천금같은 승리로 보답했다. SK는 3-1로 앞서던 6회 한화 포수 신경현의 송구 에러에 이은 김태균의 적시타로 쐐기점을 낸 데 이어 8회 윤근영-윤규진-안영명 등 한화 불펜을 상대로 안타 없이 사사구 4개로 2점을 더 뽑아 승리를 굳혔다. 6회 크루즈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위재영은 8회 2사까지 8타자를 연속 범퇴시켜 승리에 일조했다. 한화는 주포 김태균이 2차전부터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등 타선 전체가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완패했다. 정규시즌 팀내 최다 타점을 기록했던 김태균은 준플레이오프에서 13타수 1안타(볼넷 5개)로 타점을 한 개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2승 2패로 어깨를 나란히 한 SK와 한화는 6일 오후 6시부터 대전구장에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놓고 최종 5차전을 벌인다. 대전=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2회 선제 2점 홈런을 날리고 들어온 이호준을 환영하는 SK 선수들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