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문동환, '투혼'은 함께 빛났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05 21: 19

어차피 무리이긴 피차 마찬가지였다. 5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SK는 지난 3일 3차전 도중 오른 무릎을 다친 이호준(29)을 1루수로 선발 출장시키고 한화는 1일 1차전에서 완투한 문동환(33)을 나흘만에 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호준은 경기 전 타격 훈련 때도 절룩거리는 게 눈에 띠었다. 세 차례나 팔꿈치 수술을 받은 문동환도 1999년 롯데 시절 이후 6년간 한 번도 나흘 이하로 쉬고 던진 적이 없어 이날 등판이 상당한 도전이었다. 한화로선 이기면 플레이오프행 확정, SK도 지면 끝장인 만큼 양 팀 모두 두 선수의 선발 출장을 강행했다. 4차전의 승부는 결국 둘의 손에서 갈렸다. 경기 직전까지도 "(지명타자로 나가) 수비도 해야 하나"고 통증을 호소하던 이호준은 2회 첫 타석에서 문동환을 상대로 백스크린 왼쪽 스탠드에 꽂히는 선제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차전부터 준플레이오프 3경기 연속 홈런. "수비는 일단 한번 해보고 타석에선 홈런 치고 걸어오면 되잖아"라며 이호준을 다독였던 조범현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이호준은 4회 선두타자로 2루타를 치고나간 뒤엔 박경완의 중전안타 때 홈까지 달리지 못해 추가 득점을 놓쳐기도 했다. 하지만 선발 크루즈가 한화 타선을 5회까지 단 1실점으로 묶어 앞선 타석의 홈런이 결승타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호준은 8회 윤규진이 던진 공에 왼쪽 무릎을 맞아 대주자로 교체된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문동환도 역투했지만 112개의 공으로 5피안타 완투승을 따냈던 지난 1차전 같지 않았다. 노련한 완급 조절로 SK 타선의 예봉을 피해갔으나 1차전보다 구속이 4~5km 이상 떨어지면서 계속 장타를 허용했다. 이호준의 홈런에 앞서 김재현에게 허용한 2루타와 3회 김민재의 3루타, 4회 다시 이호준에게 내준 2루타 등 5회까지 허용한 안타 7개 중 장타가 4개나 됐고 2,4,5회 세 차례나 선두타자를 진루시키며 어렵게 헤쳐나갔다. 문동환은 6회 포수 신경현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비자책으로 추가 실점을 허용, 결국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6⅓이닝 9피안타 4실점 3자책으로 맡겨진 몫은 끝까지 해냈다. 경기 전 김인식 감독은 좁은 대전구장을 감안, "문동환이 4점 정도로만 막아주면 승산이 있지"라고 되뇌었던 터였다. 패전 기록은 문동환이 아니라 문동환이 마운드에 올라있는 동안 단 3안타를 치는 데 그친 한화 타자들의 몫이어야 옳았다. 대전=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2회 선제 홈런을 날린 이호준이 2루를 도는 모습을 문동환이 바라보고 있다.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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