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올 가을 목표는 준플레이오프가 아니었다. 정규시즌 후반 두 달 넘게 2위를 달리는 동안 눈높이는 줄곧 지난 2003년 실패한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맞춰져 있었다. 최종 지향점이 준플레이오프 승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6일 한화와 5차전을 앞둔 SK엔 희망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희망은 4인 선발의 성공, 어두운 그림자는 주포 이호준의 부상이다.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가 5전 3선승제로 경기수가 늘어난 올 시즌 조범현 SK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전통적인' 3인 선발 체제 대신 4인 선발을 고수했다. 7월초 대체 용병으로 가세한 넬슨 크루즈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4연패의 부진을 보였던 터라 대단한 뚝심으로 보였지만 크루즈가 4차전에서 호투로 승리를 따내면서 조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채병룡-김원형-신승현-크루즈로 이어지는 4선발 체제의 성공적인 가동은 의미가 크다. 역시 5전 3선승제인 플레이오프와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에도 모든 선발 투수들에게 4일 휴식을 보장할 수 있어 최다 17경기를 치러야하는 단기전 아닌 단기전을 버틸 토대를 다진 것이다. 반면 이호준(29)의 부상은 준플레이오프 이후가 염려스럽기만 하다. 지난 3차전에서 투수의 견제에 걸려 황급히 1루로 돌아오다 오른 무릎을 다친 이호준은 MRI 촬영 결과 무릎의 힘줄이 부분 파열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출장은 말도 안 된다. 깁스를 하라'는 병원 측의 만류에도 4차전 출장을 강행한 이호준은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포스트시즌 연타석 안타 신기록(6연타석), 준플레이오프 최다 안타 타이 기록(7개)까지 세웠다. 힘줄 파열은 최소 반깁스를 하고 3주 가량 쉬어야 하는 부상이다. 당장 5차전에 이호준이 뛸 수 있을 지 불투명한 상태다. 또 한 번 투혼을 발휘해 5차전을 뛴다 해도 SK가 승리할 경우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을 지는 더욱더 기약이 없다. 열흘 전만 해도 차분히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었던 SK로선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을 잃고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조범현 감독이 크루즈 카드를 멋지게 성공시키고도 크게 웃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