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빵이다, 3빵". 지난 2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몸을 풀던 SK 김민재(32)는 3루쪽 덕아웃에 한화 문동환(33)이 나타나자 종주먹을 쥐어올렸다. 전날 1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문동환에게 3타석 모두 범타로 당한 것을 이른 말이었다. 1차전 무안타가 김민재만의 책임은 아니다. 3회 무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조범현 SK 감독은 '야속하게도' 김민재에게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다. 김민재는 롯데에서 5년이나 한솥밥을 먹은 문동환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문동환 상대 15타수 7안타로 무려 4할6푼7리의 타율을 기록할 만큼 천적의 면모를 보였다. 준플레이오프 첫 대면에서 보내기 번트로 물러난 김민재는 5회와 8회엔 내리 1루 앞 땅볼로 물러났다. 김민재가 SF볼 등 특히 문동환의 변화구에 강한 점을 알고 있는 문동환-신경현 배터리가 바깥쪽 빠른 공 위주로 볼 배합을 바꾼 결과다. 1차전에서 천적 사냥에 실패한 김민재는 문동환을 다시 만난 4차전에선 빚을 갚았다. 이호준의 선제 홈런으로 2-0으로 앞서던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대전구장 우중간 담장에 맞는 큼지막한 3루타를 치고 나간 뒤 홈을 밟아 결정적인 3점째를 올렸다. 느낀 바 있었는지 조범현 감독은 5회 무사 1루에서도 김민재에게 보내기 사인을 내지 않았다. 김민재는 5회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7회 다시 좌전안타를 날려 문동환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4차전에서 SK는 준플레이오프 들어 처음으로 보내기 번트를 대지 않았다. 대신 세 차례나 도루를 시도하는 뛰는 야구를 들고 나왔지만 끝까지 강공 일변도였다. 이호준이 선제 홈런을 터뜨린 덕이기도 헸지만 '번트는 아웃카운트 버리기가 아닌 가장 적극적인 공격'이라는 소신이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님을 1~3차전을 통해 '학습'한 조범현 감독이 변화를 보인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핵심엔 2번 타순에 포진한 김민재가 있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