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버크너의 저주'는 끝나지 않았나?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06 11: 17

"버크너씨, 우리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86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펜웨이파크엔 이런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1세기에 가까운 좌절과 실패 중에서도 보스턴 팬들의 가슴 속에 가장 깊은 응어리를 남긴 '알까기'의 주인공 버크너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1986년 뉴욕 메츠와 월드시리즈에서 맞닥뜨린 보스턴은 1,2차전을 내리 따낸 뒤 5차전을 잡아 3승 2패로 앞서나갔다. 셰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운명의 6차전. 3-3 동점으로 연장전으로 접어든 승부는 보스턴이 10회초 두 점을 뽑으며 꿈에도 그리던 월드시리즈 우승에 아웃카운트 3개만 남겨두고 있었다.
선발 로저 클레멘스에 이어 8회 등판한 보스턴 두 번째 투수 케빈 시랄디는 10회말 메츠의 첫 두 타자를 내리 잡아냈다. 우승 헹가래까지는 불과 아웃카운트 한 개. 그 순간 보스턴 팬들에겐 악몽과 같은 순간이 다가왔다. 게리 카터와 대타 케빈 미첼, 레이 나이트의 3연속 안타로 한 점을 따라붙은 메츠가 시랄디의 폭투로 순식간에 5-5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무키 윌슨의 타구는 힘없이 1루 쪽으로 굴렀지만 보스턴 1루수 빌 버크너가 가랑이 사이로 이를 빠뜨리고 말았다. 끝내기 실책. 보스턴 팬들은 귀신에 홀린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7차전에서 메츠에 5-8로 패한 보스턴은 결국 또다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린 보스턴 팬들은 20년 가까이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던 버크너에게 위로와 용서의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버크너의 알까기 악몽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같다.
6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보스턴 2루수 토니 그라파니노는 4-2로 앞서던 5회 후안 우리베의 평범한 땅볼을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호투하던 보스턴 선발 데이빗 웰스는 실책 하나로 휘청이며 이구치 다다히토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5전 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 1,2차전을 내리 내준 보스턴이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나가기 위해선 또 한 번의 기적이 필요하게 됐다. 보스턴은 지난해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3연패 뒤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2패 뒤 3연승은 지난 2001년 디비전시리즈에서 양키스가 오클랜드를 상대로 기록한 바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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