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으로 한화가 한 점 앞서던 6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 5회초 SK의 공격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박재홍 타석. 앞선 두 타석에서 파울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난 박재홍은 한화 선발 송진우의 2구째에 3루쪽으로 기습 번트를 댔다. 힘 조절이 안 된 타구는 3루수 이범호의 정면으로 평범하게 굴렀다. 하지만 대시가 한 발 늦은 이범호는 공을 글러브에 넣고도 미처 빼내지 못했다. 번트 내야안타. 3,4회 내리 점수를 주며 3점의 리드를 날린 송진우는 다음 타자 김민재를 초구에 몸에 맞히며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화가 최대 취약점인 이범호의 3루 수비에 또다시 발목을 잡히며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날리나 했지만 2루수 한상훈이 이진영의 낮게 깔리는 빠른 땅볼 타구를 원바운드로 잡아 4-6-3의 병살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공수교대로 한화와 이범호 모두 위기 탈출. 곧이은 5회말 한화 공격 데이비스와 김태균이 내리 내야땅볼로 물러나 2사에서 이도형이 2루 깊숙한 내야안타로 불씨를 살렸다. 타석엔 이범호. 이범호는 SK 3번째 투수 정대현의 초구를 밀어쳐 대전구장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6-3으로 달아나는 쐐기 투런 홈런. 15개의 실책을 범하며 페넌트레이스 내내 한화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이범호는 준플레이오프 들어서도 정면 타구를 잡지 못하고 뒤로 흘리는 등 위태로운 순간이 많았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장점인 타격까지 부진해 4차전까지 16타석에서 볼넷 한 개 고르지 못하고 16타수 2안타, 1할2푼5리의 빈타에 허덕였다. 그런데도 김인식 감독은 타율이 1할대에도 못 미치는 4번 김태균과 함께 이범호를 끝까지 선발 출장 선수 명단에 적어넣었다. 타순조차 바꾸지 않고 5차전까지 6번 타순에 이범호를 고정시킨 건 뚝심이라는 말 말곤 달리 설명한 길이 없어보였다. 호통보다 무서운 김인식 감독의 침묵과 배려에 이범호는 마지막 순간 단 한 번의 스윙으로 보답했다. 하마터면 경기를 그르친 주범이 될 뻔한 위기를 넘긴 이범호의 준플레이오프도 해피엔딩으로 마감됐다. 한화에 1999년 이후 6년만의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선사한 한 방이다. 대전=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