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훈의 호수비가 경기 흐름을 갈랐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06 21: 28

한화 2루수 한상훈(25)의 견실한 수비 하나가 경기 흐름을 결정지었다.
6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 4-3으로 리드하던 한화는 5회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1사 후 SK 박재홍의 내야안타, 김민재의 몸에 맞는 볼이 이어지면서 1사 1,2루가 됐다. 3-0으로 이기다 3-3 동점을 허용하고 4회 한 점을 뽑아 가까스로 리드를 지키고 있던 상황이라 여기서 또 적시타를 맞는다면 승부의 흐름은 알 수 없게 돼 버릴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타석에는 SK 이진영이 나올 차례였다. 마운드의 송진우는 좌완 투수이면서도 좌타자 이진영에게 약한 면을 보였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이진영은 송진우와 만나 5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한 술 더 떴다. 2차전에서 송진우에게 빼앗은 2루타 1개와 볼넷 1개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날 5차전도 마찬가지. 1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날리더니 0-3으로 뒤진 3회 2사 1,3루에서는 우전 적시타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송진우로서는 최대의 난적을 만난 셈이었다.
송진우는 정면 승부 대신 유인구 2개를 던졌지만 이진영은 속지 않았다. 볼카운트 0-2로 몰린 송진우가 3구째 이진영의 몸쪽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이진영의 배트는 기다렸다는 듯 날카롭게 돌았다. 빠른 타구가 간 곳은 한화 2루수 한상훈 쪽이었다. 원바운드로 볼을 잡은 한상훈은 곧바로 2루로 들어오던 유격수 브리또에게 볼을 연결했다. 1루 주자 김민재 아웃. 브리또는 다시 정확한 1루 송구로 타자 주자 이진영마저 아웃 시켰다.
순식간에 공수교대. 반격에 나서려던 SK가 병살 플레이 하나로 주저 앉는 순간이었다. 한화는 곧바로 5회 공격에서 이범호의 우월 2점 홈런이 터지면서 스코어 6-3을 만들고 승부의 분수령을 갈랐다.
한상훈 앞으로 간 타구는 정면이기는 했지만 배트 중심에 맞았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빨랐다. 직접 잡아 처리하기가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만약 직접 포구를 못하고 몸으로 막은 다음 다시 타구를 잡았다면 병살플레이가 어려울 수도 있었다. 한상훈의 수비 하나가 빛나 보인 이유다.
이날 한상훈은 3회 대수비로 출장했다. 선발 2루수 백재호가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자 김인식 감독은 지체 없이 한상훈을 투입했다. 그 동안 김 감독은 백재호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여기면 초반이라도 한상훈을 투입하곤 했다. 이유는 물론 수비 때문이었다. 김 감독 스스로 “한상훈에게 기대하는 것은 수비”라고 말했다. 이날 병살플레이로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셈.
물론 한상훈은 이날 수비만 한 것은 아니다. 공격에서도 러키 가이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3-3 동점이던 4회 2사 1루에서 유격수 실책으로 진루, 다음 타자 조원우가 우전 적시타로 결승타점을 올리도록 했다. 6회에는 SK 3루수 김태균의 글러브에 맞고 유격수 김민재 앞으로 가는 내야 안타를 날리기도 했다.
대전=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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